'구글이 신속조치 약속' 방심위 보도자료 사실 맞나

박재령 기자 2024. 5. 21. 21: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구글로부터 '불법 콘텐츠 신속 차단'을 약속받았다고 보도자료를 내자 구글코리아가 방심위를 방문해 구글 측의 유감 표시를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해 현장 인원들은 구글로부터 'promise'(약속) 단어를 들은 반면 구글 측은 신속 조치 등 특정 콘텐츠를 별도로 대응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전 협의되지 않은 류희림 위원장 발언에 구글 본사 '유감'...노조 "국제적 망신"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구글의 실무협의. ⓒ방심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구글로부터 '불법 콘텐츠 신속 차단'을 약속받았다고 보도자료를 내자 구글코리아가 방심위를 방문해 구글 측의 유감 표시를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구글코리아 측은 21일 오후 방심위를 방문해 30분가량 국제협력단장·팀장 등과 미팅을 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출장에서 류희림 위원장이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에 사전 협의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을 놓고 구글 본사 측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해 현장 인원들은 구글로부터 'promise'(약속) 단어를 들은 반면 구글 측은 신속 조치 등 특정 콘텐츠를 별도로 대응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심위는 지난 16일 <구글 “유튜브 불법·유해 콘텐츠 최대한 신속 삭제·차단 협조”>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발생한 50대 유튜브 살인 생중계 콘텐츠를 계기로 한국 내 불법·유해 유튜브 콘텐츠에 구글 측이 향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삭제·차단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관련해 방심위 관계자는 21일 “출장에 임박해서 당시 '부산 유튜버 칼부림 생중계'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방심위 안팎에선 보도자료 배포 당시 '구글이 약속했다' 등 강한 표현에 대한 진위 여부 논란이 있었다. 구글은 사실상 강제성이 없는 통신심의 의결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하지 않는다. 법원 판결이나 자체 규정 위반일 경우에 한해 조치한다. 구글코리아 측은 지난 17일 해당 보도자료가 진실인지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글로벌팀에서 내용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 21일 나온 방심위지부 성명.

21일 구글코리아의 항의성 방문으로 구글 본사가 불만을 나타냈다는 것이 알려지자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는 <류 위원장의 해외출장,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 성명을 내고 “임기 말 급하게 추진한 류희림 위원장의 해외 출장, 떠나기 전부터 불안하더니 결국 사고를 친 모양”이라며 “구글 본사 회의실의 책상을 쾅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런 무례한 회의를 처음 경험했을 구글 본사의 임직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방심위는 16일 보도자료에서 “구글과의 자율규제 협력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자율규제 시스템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방심위지부는 “류 위원장과의 미팅을 계기로 구글의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그간 쌓아온 신뢰 관계를 무너뜨린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심위로부터 받은 '2024년 5월 미국 출장 계획'에 따르면 류희림 위원장은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해 18일 귀국하는 3박5일 일정의 출장을 다녀왔다. 방심위 사무처에서 책정한 소요 예산은 약 2870만 원이다. 지난 3월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자 방심위 측은 “이번 출장은 지난해 구글과 협의 내용을 발전시켜 정책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위원회의 계획된 일정으로 연초 업무운영계획 및 국외 출장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