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도 환경도 무시한 '발암 페인트' 불법유통…적발은 3건 그쳐

2024. 5.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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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유성페인트는 발암물질인데다 여름철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서 자동차 보수용으로 제조와 판매가 금지되고 있는데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야 정상이지만 정상제품 용기에 담겨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확인해보니 지금까지 적발은 단 3건에 그쳐, 무법천지가 따로 없었습니다. 이 내용은 김민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합법제품인 차량용 수성페인트 옆으로 은색빛깔의 원통형 용기 두 개가 있습니다.

취재진이 판매대리점으로부터 입수한 불법 제품들입니다.

제품 설명엔 차량 페인트 작업 마지막에 바르는 '클리어'가 들어있다고 나옵니다.

대기환경보존법에 따른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량이 표기돼있어, 겉으로 보기엔 적법한 제품입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클리어 제품이 들어있다고 표기된 캔의 뚜껑을 열어봤습니다. 원래라면 식용유처럼 투명한 액체가 있어야하는데 실제로는 유성페인트 원료인 수지가 들어있습니다."

여기에 색소를 비롯한 몇 가지 첨가물만 섞으면 일선 자동차공업사에서 유성페인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차량용 유성페인트 제조와 판매가 금지되고 수성페인트가 합법제품이 되자 이처럼 눈가리고 아웅식의 불법유통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수성페인트에 비해 가격은 절반 가까이 저렴한데다 잘 마르는 특성상 작업 속도 역시 빨라서, 공업사에선 유성페인트를 선호합니다.

불법인건 알고 있지만, 법을 지킨 대가가 더 크다는 것 역시 알고있습니다.

40년 경력의 한 공업사 대표는 합법적인 수성페인트 제품 사용을 고집해오다가 폐업 위기에 몰렸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유성페인트를 사용하는 대다수 공업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자동차 공업사 대표 - "지금 이 구조로는 사실은 적자입니다. 정상적인 환경 속에서 차를 고치면 흑자가 날 수 없는 구조예요."

취재진과 만난 한 판매대리점 대표는 수성페인트만 취급해온 자신의 경영방식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페인트 판매대리점 대표 - "기존의 유성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래를 중단한 사례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출이 반토막났고…."

환경부에 요청해 알아보니 지난달까지 불법페인트 제조나 판매에 대한 적발 건수는 3건에 불과했습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연간 시중에 풀리는 유성페인트는 3,070KL로, 이로 인해 휘발성 유기화합물 4,912톤이 발생했습니다.

환경부는 자동차 보수용 유성페인트를 불법으로 제조하고 판매한 사업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k.co.kr ]

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민지 그 래 픽 : 김지예

#MBN #자동차보수용페인트 #환경부 #대기환경보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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