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돈 없다’는 핑계…언제까지 통할까?

박주미 2024. 5. 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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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어제(20일) 6월 A매치도 김도훈 전 울산 감독을 선임해 임시 사령탑 체제로 치르기로 하면서 다시 한번 바닥을 친 협상력과 행정력을 드러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개월 동안 감독 선임 후보군을 추려 협상을 진행해왔다.

벤투 감독 계약 종료 이후 전력 강화위원회의 역할과 권한 축소의 내용이 담긴 축구협회 정관이 개정되면서 감독 선임 절차에 따른 변화가 이번 감독 선임의 연이은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새 감독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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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교체 결정 발표 중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지난 2월 출처:KFA)


대한축구협회가 어제(20일) 6월 A매치도 김도훈 전 울산 감독을 선임해 임시 사령탑 체제로 치르기로 하면서 다시 한번 바닥을 친 협상력과 행정력을 드러냈다. 지난 3개월 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을 기다려 온 축구 팬들의 실망감이 크다. 유력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제시 마쉬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과 계약했고 다음 후보로 언급된 헤수스 카사스 감독은 이라크와 계약 연장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개월 동안 감독 선임 후보군을 추려 협상을 진행해왔다. 엄격하게 표현하면 정해성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력 강화 위원들이 후보군을 평가한 뒤 우선순위를 매겨 면접을 진행했다. 비대면과 대면 형식으로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전력 강화위원회는 차기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유력 감독에도 접근했다. 전력 강화위원회가 우선 순위로 정한 선임 기준인 축구 철학과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지도 능력, 경력 등에 대한 높은 점수를 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정해성 위원장은 본인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밝힌 감독 선임 발표 시기에 맞춰 새 감독을 선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면접은 전력 강화위원회가, 협상은 경영본부가?

그런데 문제는 다음 단계에서 붉어졌다. 면접 이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협상 단계에서 이 '유력' 감독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다. KBS 취재 결과 현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가 과거 벤투 감독 선임 체제와 달리 전력 강화위원회, 위원장은 면접 단계까지만 관여하고 협상 단계에서부턴 직접 참여하지 않게 되면서 후보 감독들이 미묘한 분위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면접 단계에선 감독이 지녀야 할 지도자 능력 검증에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협상 단계에선 연봉과 근무 조건 등 현실적인 측면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되면서 '유력' 이 아닌 '결렬'로 급격하게 하향 단계 조정된다는 것이다.

벤투 감독 계약 종료 이후 전력 강화위원회의 역할과 권한 축소의 내용이 담긴 축구협회 정관이 개정되면서 감독 선임 절차에 따른 변화가 이번 감독 선임의 연이은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면접과 협상의 주체가 이원화되면서 소통 불협화음과 시간도 두 배가 걸리는 부정적 효과를 낳았다.

감독 선임 과정 변화와 함께 축구협회엔 또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른 위약금 등 재정적 어려움, 그로 인한 새 감독 선임에 책정할 낮은 예산. 일각에선 축구협회가 번번이 협상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후보 감독들이 요구하는 연봉 액수를 맞춰주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축구협회엔 좋은 핑곗거리인 셈이다. 그런데... 돈이 그렇게 큰 이유일까?

KFA '돈이 없어서...' " 핑계 대지 마!"

일부에선 제시 마쉬 감독을 영입한 캐나다 축구협회 사례를 들어 대한축구협회의 유연하지 못한 협상 방식을 꼬집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캐나다축구협회는 현재 남녀대표팀 안팎으로 노동 분쟁과 예산 축소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마쉬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인 영입 전략을 세웠다. 메이저리그 소속 클럽 구단주와 개인 기부자들이 자선 기부에 동참하는 등 기부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했다. 예산 문제로 유력 감독 후보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엔 좋은 해법이 될 사례다. 대한축구협회에는 현재 하나은행, 신세계·이마트, KT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줄줄이 후원하고 있다. 대기업의 광고 등의 투자비로 감독 연봉을 맞추는 활용도 가능하다.

대한축구협회의 새 감독 선임. 면접 따로 협상 따로. 절차는 비효율적으로 바뀌었고 협상 방식마저 과거 2002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을 데려오던 방식 그대로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다시 3개월의 시간이 주어졌다. 9월에는 축구대표팀이 새 사령탑을 맞이할 수 있을까 팬들이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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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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