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소송 2번째 변론…"한국은 기후악당" vs "책임있는 리더십"

윤다정 기자 2024. 5. 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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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적 기후변화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후소송 두번째 변론에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늘어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으로 평가받는다는 청구인 측 의견, 법과 시행령을 통해 국제 사회에 귀감이 되는 대응을 해 나가고 있다는 정부 측 의견이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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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인 측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 계속 증가…기후변화 초래"
정부 측 "탄소중립기본법 등 체계적 시스템…공백 상태 아냐"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 헌법소원의 마지막 공개변론을 앞둔 환경단체 기자회견에서 한 회원이 아기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비가역적 기후변화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후소송 두번째 변론에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늘어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으로 평가받는다는 청구인 측 의견, 법과 시행령을 통해 국제 사회에 귀감이 되는 대응을 해 나가고 있다는 정부 측 의견이 맞섰다.

헌법재판소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구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42조 1항 1호 등의 위헌 확인 사건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 "선진국 역할 다해야…온실가스 배출량 늘려 온 '기후 악당' "

청구인 측 참고인인 박덕영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상 국제조약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만큼 기후변화 협약 조항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환경법상 '공동의 그러나 차별적 책임'(CBDR) 원칙에 따라 그간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크고 기후변화 대응 역량이 강한 국가가 더 큰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선진국에 속하는, 그래서 선진국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인데도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했고 국제사회는 우리나라를 '기후 악당'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잔여 탄소예산을 고려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현재 40% 감축 목표가 매우 높다고 하지만 1990년부터 2018년까지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왔기 때문에 이제는 많이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기후변화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행적을 보면 화력발전소를 더 건설하고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려는 노력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는) 대한민국은 땅이 좁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하는데 저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 헌법소원의 마지막 공개변론을 앞두고 환경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기후위기 대응 시스템 갖춰…'책임 있는 리더십' 평가도"

이해관계인인 국무조정실장 및 환경부 장관 측은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독일연방기후보호법 4조 6항이 '2030년 이후 기간 동안 감축해야 하는 배출량을 2025년에 연방정부가 법규명령을 통해 확정한다'는 내용만을 정하고 있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일부 위헌 결정한 것과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인 측은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 중장기 감축 목표를 35% 이상으로 정하되 기후변화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특수성 등을 고려해 행정청에 권한을 준 점 △2030년 이후 5년마다 국가기본계획을 점검하도록 한 점 등을 들어 "독일과 같이 (기후위기 대응) 공백 상태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해관계인 측 참고인인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역시 우리나라가 선진국 방식의 온실가스 감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국제사회 역시 '2050 탄소중립' 목표 설정에 대해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대사는 "현 단계의 최종 목표는 2050년 장기목표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 목표와 2050 탄소중립을 연계해야 한다"며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이 있지만 앞으로 네 번의 기회가 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매우 주목한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나라는 2030년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인다는 상향 목표를 제출했다"며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종합해 일종의 사회적 합의 도출에 노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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