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부동산 조각투자 수요 커질 것… 무엇이든 `큰 그림` 보려고 노력하죠"

신하연 2024. 5. 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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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근 카사 대표
내년 상반기 가시적 성과 기대
해외부동산 진출 가능성 있어
日부동산 시장 자체도 매력적
"기업 경험 별로없는 대표지만
밸런스 잡아가는 리더 되고파"
홍재근 카사 대표. [카사 제공]

"조각투자는 기술 발전과 정부 지원, 시장 수요가 딱 맞아 떨어지며 태동한 시장입니다. 한국의 부동산 투자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커질 것이고, 부동산 조각투자는 기본적으로 배당을 받으면서 비교적 짧은 회임기간으로 매각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죠."

지난 20일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셜그룹 사무실에서 만난 홍재근(46·사진) 카사 대표는 기존의 금융투자상품과 부동산 조각투자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무엇이든 한 발짝 앞이 아닌 매크로하게 보려고 지금도 늘 훈련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향후 거주용 부동산, 해외 부동산 시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카사는 상업용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부동산 공모에 참여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디지털 방식으로 수익 증권화한 디지털수익증권(DABS·댑스)을 발행받는 구조다.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으로는 가장 빠른 지난 2018년 설립됐다. 2019년에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이후 지난해 3월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부침이 잦은 이 업계에서 조각투자사로써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대표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카사를 인수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는 대신그룹 신사업추진단장으로 카사코리아 인수 작업을 총괄했고, 인수 이후 지난해 3월부터는 대표로 카사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홍 대표의 DNA는 아직 '사업가'보다는 '연구인'에 더 가깝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기술보증기금에서 8년가량 일하면서 창업의 어려움을 직접 목도했다. '스몰 비즈니스'(Small Business) 대신 우선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그즈음이었다.

그는 "중소벤처들이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확신에 차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현실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몇 안됐다"며 "그래서 공부를 시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노베이션(혁신), 기술과 금융의 결합 같은 부분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 분야를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투자경영학 석사를, 건국대에서 기술혁신경영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내내 직장과 학업을 병행한 만큼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는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고 맞벌이를 하다 보니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밖에 논문을 볼 수 없었고 야근하고 귀가해서도 짬내서 공부를 했다. 고3 수험생도 아닌데 집에 TV도 치워버렸었다"고 떠올렸다.

기술혁신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배운 가장 큰 수확은 '매크로하게 보기'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또 매크로하게 보는 것"이라며 "지금은 아닌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가야할 길이 보이거나 해야 할지 말지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건 스타트업이나 비즈니스뿐 아니라 개개인 인생의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중소기업연구원으로 적을 옮겼고,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기금운용 실무평가위원회' 위원(2013년), 국무조정실 국정과제 평가전문위원(2015년), 대한상공회의소 SGI연구위원(2018년) 등 끊임없이 현장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9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으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22년 대신증권 신사업추진단장에 올랐다.

이렇게 체화된 장기적인 시각의 접근법은 산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산업 내 기업을 '이끄는' 역할로 바뀌면서 흔들리기도 했다.

그는 "멀리서보면 풍경인데 가까이서 보니 전쟁터라는 말처럼, 막상 대표가 되어 기업을 이끌다 보니 당장 하루하루 코앞에 닥치는 일들에 매몰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스스로가 타고난 리더십이나 배포를 가진 기업가는 아니란 걸 알고있기 때문에 내가 지향하는 나와 실제 나의 괴리를 줄여나가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며 웃었다.

1년여간 대표로서 일궈낸 성과에 대해서는 "당장 비즈니스를 짜기보다는 그동안 회사가 어려웠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대부분이었다"며 "현재는 제도화 규제 개선 기간인데다가 시장도 바뀌고 있어 이런 것들을 대비해 나갈 수 있게끔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홍 대표는 카사를 조각투자 플랫폼의 '퍼스트 펭귄'으로 비유했다. 그는 "저희가 부동산 조각투자로는 가장 먼저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여러 가지 변화를 가장 먼저 마주하는 퍼스트 펭귄"이라며 "유리한 점도 있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퍼스트펭귄은 뒤따라오는 펭귄들은 저희만 보고 올 수 있게끔 이 길 앞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피며 가야한다"며 웃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조각투자는 기술의 발전과 정부 지원, 그리고 시장 수요가 딱 맞아 떨어지며 새로 만들어진 시장이다. 그는 "혁신은 의외로 마켓(시장) 수요만으로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며 "인구, 금리, 경제 상황 같은 거시환경이 자극이 되고 여기에 정부 정책과 규제에 따라 혁신이 탄생하기도, 급격히 성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혁신금융지원법으로 길을 터줬고, 핀테크라는 기술과 '부동산'이라는 투자자산에 대한 시장의 목마름이 맞물리며 카사가 등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부동산 조각투자가 더 많은 고객들에게 투자에 대한 경험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객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단기간 매각'이다. 그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지만 투자심리는 조금씩 풀리고 있는 분위기"라며 "기존의 리츠나 펀드와는 달리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엑시트까지 해서 고객들이 배당을 꾸준히 가져가고, 매각 차익을 받으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부동산 조각투자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혁신금융서비스 샌드박스 상 상업용 부동산만 공모 가능하지만 향후에는 국내 거주용 부동산이나 해외 부동산 진출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거주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현재도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 대상으로 보기에는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유를 위한 주택보다는 민간임대주택 등은 투기 이슈에서도 안전하고, 또는 공유주거 형식의 주택을 투자로 유인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현재 해외시장은 스터디 차원에서 보고 있지만 트롭테크 비즈니스 특성상 제도 여건이나 시장, 기술만 맞으면 한국이든 외국이든 적용 가능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일본 부동산 시장 자체도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카사의 누적 공모총액은 572억7000만원으로,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중 최대 규모다. 앞서 2건의 공모 물건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최근에는 여섯번째 공모 상품이었던 'TE물류센터'도 수익자총회를 통해 매각이 결정됐다. 국내 최초 '트리플 매각'을 앞두고 있다.

그는 "어떤 투자상품이든 간에 시장에 나와서 인정받고 존재감을 가지기까지는 적어도 10년이 걸린다"며 "내년 관련 법개정이 완료되고 넥스트 스텝을 밟을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좋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안정성 있고 좋은 물건을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공모를 진행했던 강남, 여의도, 을지로 외에도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명동, 광화문 지역과 외국인 숙박, 리테일 비즈니스 쪽 관련 건물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중단기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은 시장인 만큼 묵묵하게 나아가는 중이고, 올해 내실을 다지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경험은 별로 없는 대표자지만 밸런스를 잘 잡아가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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