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 黨군기잡기 어려워질것 … 한동훈 등판은 더 잃는 게임" [금배지 인터뷰]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5. 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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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
경력 13년·당대표 출신 초선
"與野 단일대오 유지 어렵다
특검 재표결 與 이탈 많을 것"
지방선거 수도권 '3파전' 목표
"민원만 들어주는 정책 넘어서
다른 문법의 정책으로 접근"

"170여 명에 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이 빛나기 위해 각자 개성을 드러내려 할 겁니다. 그 개성이 결코 좋은 개성은 아닐 텐데, 이재명 대표에게 당을 통제할 정신적 여유가 없을 것 같네요."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일극체제'의 균열을 예상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4월 총선 승리로 압도적 다수당에 오른 민주당이 '거야(巨野) 입법 폭주'를 행할 거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2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의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말을 세게 할 욕구가 커지는 거고, 특히 지금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적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더욱 '오버슈팅'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재판 등의 이유로 이재명 대표의 '군기 잡기'가 쉽지 않을 거고, 결국 당이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제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됐지만 이 전 대표의 정치 경력은 올해로 벌써 13년이다.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스스로 대역전극을 썼다. 의석수는 3석에 불과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분가한 개혁신당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108석 여당'도 분열상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말쯤 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정적인 정치적 판단을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점쳤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그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대통령의 탈당, 여당 의원들의 이탈, 탄핵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달 말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재표결될 때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여럿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에는 "국회 본회의장에 안 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허은아 신임 개혁신당 대표가 "2027년 젊은 대통령을 탄생시키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 이 전 대표는 "당면한 과제는 2026년 지방선거"라며 "지방선거를 잘 치러서 당 기반을 잘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 없이 대선 후보로 직행하기는 힘들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는 "영남에서 확고한 2당, 수도권에서 3파전을 벌일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며 "목표 실현을 위해 수도권 기초의원 중 3인 선거구 지역에 모두 후보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토론 배틀과 정책 공모 등 공정한 경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의 존재감을 키울 전략은 뭘까. 그는 "다른 문법을 만들겠다"며 '지역의료 강화'를 예로 들었다. 이 전 대표는 "지역에서는 '대학병원을 만들어달라' '의과대학을 유치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실제로 병에 걸리면 지역 대학병원이 아닌 수도권으로 가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전국 어디에서든 기차를 타고 2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지역에 세계 최고의 암 진단 센터를 짓고, 우선 예약 권한을 지방 거주민에게 주는 게 실질적으로 지방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국 어디서든 2시간 내에 닿는 도시로는 오송, 천안, 아산, 그리고 본인 지역구인 동탄을 지목했다. 이 전 대표는 "개혁신당은 다른 이야기를 용기 있게 할 줄 아는 당이 될 것이며, 이런 게 개혁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해외직구 규제에 대해선 "정부·여당이 민원을 들어주는 정책과 정치만 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정치는 민원을 넘어서는 대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정부·여당은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 전 위원장과 그를 돕는 사람들 모두 물린 게 많다고 생각해 '한 게임 더 고(GO)' 하는 것"이라며 "물린 것보다 물릴 게 더 많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은 총선 결과를 두고 자기 변명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본인은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못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원래 당 대표란 모래주머니를 달고 선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

△1985년 서울 출생 △서울과학고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경제학 학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국민의힘 당대표 △개혁신당 당대표 △22대 경기 화성을 국회의원

[이유섭 기자 / 박자경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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