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인생의 길잡이별

2024. 5. 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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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은 길잡이별로 불린다.

위치가 거의 바뀌지 않고 1년 내내 밝게 보여서 옛날 여행자들이 북극성을 길잡이 삼아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정에도 북극성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형님들을 인생의 스승으로 만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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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은 길잡이별로 불린다. 위치가 거의 바뀌지 않고 1년 내내 밝게 보여서 옛날 여행자들이 북극성을 길잡이 삼아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정에도 북극성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필자에게 그 역할을 해주신 분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두 형님이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려웠던 시절, 두 형님은 철부지였던 나를 너른 가슴으로 보듬고 바른길로 인도해주셨다.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었던 큰형님은 학생들에게 존경받던 교사였고,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던 필자에게도 본받고 싶은 좋은 스승이었다. 둘째 형님 역시 국영기업 취업 후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때로는 꾸지람과 격려도 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형님들을 인생의 스승으로 만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전하는 이날이 적십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58년 5월 8일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Red Cross Youth) 단원들은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찾아가 안부와 감사를 전했다. 매년 학생들의 선행이 이어지며 귀감이 되자 1963년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5월 26일을 '은사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도록 결정했다.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지정된 것은 1965년부터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큰 스승으로 여긴다는 의미를 담아 세종대왕의 탄신일로 제정한 것이다. 스승의 날이 갖는 의미가 특별한 것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제창되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날을 기념해 선생님께 쓰는 편지 공모전, 백일장 및 그림 그리기 대회, 사제 동행 제빵 봉사활동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원 1만1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1.4%에 그쳤다고 한다. 2006년 첫 설문조사의 만족도 67.8%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로 떨어진 수치다. 스승과 제자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교권의 의미가 많이 퇴색한 요즘 세태를 보면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런 때일수록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는 것을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라는 스승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스승'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인연을 맺고 사는 모든 사람이 스승이 된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으로 받들 만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장점이 있는 사람에게는 배울 수 있으니 스승이고 단점을 지닌 사람을 통해서는 자신을 성찰할 수 있으니 그 또한 스승의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삶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나에겐 두 형님이 인생의 참된 스승이었듯, 형님들을 본받아 나도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스승이 되도록 올곧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병석에 있던 선생님을 찾아 따뜻한 위로를 전했던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의 마음을 스승의 날을 맞아 다시금 되새겨본다. 그간 잊고 지냈던 여러 은사님께 안부 전화도 드려야겠다. 세상의 모든 선생님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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