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트럼프 '30초 얼음'

심윤희 기자(allegory@mk.co.kr) 2024. 5.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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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미국에서 '고령 리스크'로 집중포화를 받았던 이는 81세 조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령 정치에 대한 비판 화살이 77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2월 ABC방송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답변은 86%,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에 고령'이라는 응답은 6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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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미국에서 '고령 리스크'로 집중포화를 받았던 이는 81세 조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 유출 사건을 조사한 로버트 허 특검은 바이든을 '기억력은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노인'으로 묘사했다. 보고서에 "바이든은 재임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장남 보 바이든의 사망 연도도 떠올리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민주당 일각에서 대선후보 교체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령 정치에 대한 비판 화살이 77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1시간30분간의 연설 말미에 돌연 30초가량 발언을 중단하고 침묵을 지키면서다. 그는 고개를 천천히 흔들거나 인상을 쓰고 마치 얼어붙은 듯 정면을 응시하기도 했다. 바이든 지지 모임이 "트럼프가 얼음 상태에 빠졌다"고 공격하자, 트럼프 측은 "음악이 나와 중단한 것"이라며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통상 연설에서 음악이 나오면 극적 효과를 내기 위해 수 초간 발언을 멈췄는데, 이번에 침묵이 30초를 넘으면서 '노망설'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얼음 사건'의 원조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82)다. 지난해 두 차례나 기자회견 중 30초간 침묵하면서 업무 수행 능력 논란이 커졌고, 올해 11월 물러나기로 했다.

미국은 중위 연령이 2022년 38.9세로 유럽(44세), 한국(45세)과 비교하면 젊은 나라다. 하지만 정치 분야로는 늙은 나라다. 미국 상하원에는 80·90대 현역 의원이 20여 명에 달한다. 11월 미국 대선도 결국 '고령 대 고령'으로 치러지게 됐다. 노년층이 국가를 이끄는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장로정치)'란 용어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다. 2월 ABC방송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답변은 86%,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에 고령'이라는 응답은 62%를 차지했다. '정치를 하기에 너무 많은 나이'란 없다. 그러나 정치적 노련함이 무조건 젊은 패기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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