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천리 토사 유출 공포... 업체는 ‘나몰라라’ 공사 강행 [현장, 그곳&]

황선주 기자 2024. 5. 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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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개발 현장 ‘장마철’ 피해 우려, 개선 명령 무시… 2년 넘게 방치해
매년 흙탕물 마을 침범 반복 불만... 주민, 옹벽 붕괴·소음·분진 등 고통
郡, 27일까지 의견 취합·즉각 조치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한 택지개발 현장의 공사가 중단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토사 유출과 옹벽 붕괴 등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공사장 모습. 김시범기자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주민들이 인근 택지개발현장의 토사유출과 옹벽붕괴 등으로 장마철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토사유실 등으로 피해가 발생했고 군이 확인해 개선을 명령했는데도 업체가 2년 넘게 조치 없이 공사만 강행한다며 반발했다.

21일 양평군 용천리 주민들에 따르면 A업체는 용천로149번길 끝 부분에 약 4천평 규모 전원주택단지를 개발 중이다. 이 일대는 용문산 줄기인 편전산 자락으로 나무가 우거지고 옆으로 계곡이 흐르는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년 말 전원택지 개발을 위한 토목공사가 시작됐고, 흙을 깎아 내면서 사면이 생기고 계곡 옆으로 옹벽이 쌓였다.

토목공사가 끝난 일부 택지에는 주택이 지어졌고 다른 부지에는 현재도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업체 측이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면서 비가 내리면 현장에서 토사가 쓸려 내려와 계곡이 상당 부분 메워지고 흙탕물이 마을 아래까지 흘러 내려오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택지개발현장 보강토옹벽이 무너져 내린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황선주기자

차량 한대가 통행할 수 있는 좁고 가파른 길을 대형 공사차량이 오가면서 현장 바로 아래 30~40가구가 있는 전원주택마을 주민들은 소음, 분진 등으로 인한 피해도 입고 있다.

주민들은 견디다 못해 2~3년 전부터 군에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민원을 냈다는 주민 박모씨는 “군으로부터 지난해 2월21일 자로 현장을 확인한 결과 토사 유출 및 보강토옹벽 붕괴가 확인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군이 업체 측에 개선을 지시하고 관련 법에 따라 조처한다고 했는데도 2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게 없이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군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정되지 않는다”며 “공사 차량으로 인한 소음, 분진 등의 피해도 심각하다. 해당 부지는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미 호우 때 옹벽이 붕괴되고 토사가 유출돼 상당수 주민이 피해를 입었는데 지금 상태라면 올해 장마 때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불안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확인해 주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해당 업체에 대해 지난 9일 (무단 형질변경행위변경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며 “오는 27일까지 의견을 받아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즉각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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