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가` 맞서는 콘텐츠의 힘… `크리에이터 커머스` 뜬다

김수연 2024. 5. 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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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연계 브랜드·상품 개발
유튜브 구독자 기반 매출 상승
핏블리 라이브 영상 시청 중 접속한 핏블리마켓. 모바일 화면 캡쳐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한 국내 플랫폼들의 제품할인 맞대응으로 유통가에 초저가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른 바 '크리에이터 커머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연동 쇼핑을 활용해 커머스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독창적 콘텐츠와 연계한 브랜드·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하는 상품군과는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다. 구독자들이 콘텐츠 클릭에서 상품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해 구매 전환율을 높여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구독자 142만명 헬스 크리에이터 핏블리는 온라인 운동 코칭 서비스 사업성 검증을 위해 해외 40여개 나라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올초 기능성 식품 브랜드 '핏블리마켓'을 론칭했다.

핏블리마켓의 문석기 대표는 운동·스포츠 영양학 관련 국내·해외 자격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이런 전문성을 살려 자사 소속 영양사, 영양 전문 스포츠 코치 등과 함께 직접 핏블리마켓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첫 상품은 하루에 3회 섭취하도록 맛과 영양이 다른 쉐이크 3개로 구성한 '황금타이밍 쉐이크 세트'로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 설계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운동과 함께 '스포츠 영양학'을 강조하는 것을 차별점으로 삼고 있다. 영양 성분을 자세히 분석해주고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아 주는 데에 주안점을 둔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 채널은 '여성 운동' 콘텐츠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구독자수가 142만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최근 첫 공식 브랜드 '클랩스(CLAPS)'를 공개한 축구 전문 크리에이터 '이스타TV'도 있다. 이스타TV는 축구 해설자 이주헌 대표와 스포츠 캐스터 박종윤 대표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로 채널 일간 평균 조회수는 100만회가 넘는다.

축구 전문 채널답게 시청자도 대부분 축구 리그 팬이 대다수다. 이스타TV는 이들을 위해 '옐로카드'나 '작전판' 같은 축구 관련 이미지와 이스타TV 출연진을 재치 있게 형상화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를 처음 알린 것은 지난 4월 영국 프로 축구(EPL)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간의 경기를 중계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서였다. 출연진이 직접 제품을 입어보고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자 시청자가 총 23만명이 몰렸고, 1회 방송만에 1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인플루언서가 아닌 일반기업도 크리에이터 커머스에 눈돌리고 있다. DIY 손뜨개 콘텐츠를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 '쎄비'를 운영하는 필립섬유는 1980년대부터 40년 이상, 실을 비롯한 다양한 섬유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책임지고 있는 강상원 실장은 우수한 필립섬유의 실로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 운영을 시작했다.

쎄비는 사내 디자이너 팀이 만든 도안을 바탕으로 준비물 소개부터 제작 과정까지 담은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릭얀' 젤리볼 가방뜨기 영상은 조회수 118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콘텐츠를 보고 관심이 생긴 시청자가 유튜브 채널 내 '스토어' 탭에서 실 등 재료와 완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구매 전환율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강 실장은 "10년 된 쎄비 브랜드 매출이 필립섬유 전체 매출의 반을 넘을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며 "브릭얀 영상이 소위 '대박'을 터뜨린 이후 월간 순방문자수가 25만명을 넘었고, 작년 쎄비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50%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레이어들의 이 같은 행보에서 중국발 초저가 공세에 대응할 돌파구 마련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페24 관계자는 "독창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크리에이터 다수가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이러한 형태의 크리에이터 커머스는 초저가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최근 시장에서 '콘텐츠 커머스'는 온라인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가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구독자와 소통 과정에서 구축한 탄탄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커머스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크리에이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유튜브 쇼핑의 국내 GMV(총거래액)이 올해 1000억원에서 2028년에 6조7000억원 규모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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