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와 디지털 전환]SW 기업 해외 진출 Do & Don't

2024. 5. 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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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건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13세기 이탈리아 가톨릭 수도자인 프란치스코의 이 기도문은 종교와 관계없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글이다.

이 기도문을 약간 변형해 비즈니스의 세계에 적용해도 좋을 듯하다.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은 피하며, 그 둘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익숙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 그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더구나 전통산업과 달리 시장의 유동성이 크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소프트웨어(SW) 비즈니스의 경우는 더욱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SW 기업이 성공적 해외 진출을 위해 집중해야 할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한가지만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철저한 현지화'일 것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라면 이미 제품과 서비스, 기술 등의 '기초체력'은 갖춰진 상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넥슨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넥슨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장규모와 경쟁상황, 현지 사용자들의 성향과 선호도 분석을 통해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방식까지 현지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이플스토리 중국 버전에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 캐릭터를 활용하고, 던전앤파이터 일본 버전에는 일본 유명 성우를 캐스팅하는 방식으로 현지 사용자들의 친근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게임을 현지어로 번역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지 문화와 유머까지 반영한 콘텐츠로 친숙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스타트업 가운데에서는 센드버드와 채널코퍼레이션의 현지화 성공사례를 꼽을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센드버드는 아예 본사를 실리콘밸리에 두고 기업용 메시징·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21년 유니콘에 등극한 센드버드는 출시 초기 단계부터 현지 고객들의 업무행태와 패턴,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뛰어난 기능에도 글꼴이나 디자인 때문에 현지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 기능 뿐 아니고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까지 세심히 챙기는 방식으로 접근해 환영을 받았다.

기업용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 회사인 채널코퍼레이션의 경우도 2018년 일본에 진출해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일본에서 발생시키며 글로벌 확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뉴욕에 미국지사를 설립했다. 특히 공동대표가 직접 미국으로 이주해 현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반대로, 현지화에 대한 이해 부족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기업들이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되는 대표적 사례가 중동 진출 케이스다. 중동 진출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도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 및 현지 파트너와의 의사소통 문제라는 게 중동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기업들의 일반적 평가다.

이런 성공과 실패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할 때 국내에서 성공한 사업구조와 영업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현지 문화와 관행, 일하는 방식 등 시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필수 관리인력을 제외하면 해외법인 조직 대부분을 현지인으로 충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다.

북유럽 속담 가운데 '나쁜 날씨는 없다. 나쁜 옷차림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폭설과 폭풍이 불시에 찾아오는 북유럽 기후를 탓하지 말고 악천후에 대비하는 복장을 갖추라는 이 속담은 우리와 전혀 다른 환경의 해외시장 진출 성공을 꿈꾸는 기업들도 새겨야할 교훈을 담고 있다.

이주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해외진출위원장·메가존클라우드 대표 maxlee@mega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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