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바지선에 외국인 근로자 살게 한 양식장…4곳 고용허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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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를 집이 아닌 바다 위 바지선에서 생활하게 한 가두리 양식장이 노동 당국에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전남 여수·고흥 지역 전체 가두리 양식 사업장 107곳을 대상으로 3~4월 일제 감독을 실시해 27개 사업장에서 총 28건의 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독 결과 양식장 10곳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바지선 위에 있는 쉼터를 숙소로 제공하는 등 입국 전 제공하기로 한 것과 다른 숙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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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가 사업장 변경 신청하자 ‘무단 이탈’ 신고
노동 당국, 여수·고흥 가두리양식 사업장 107곳 전수 감독
외국인 근로자를 집이 아닌 바다 위 바지선에서 생활하게 한 가두리 양식장이 노동 당국에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전남 여수·고흥 지역 전체 가두리 양식 사업장 107곳을 대상으로 3~4월 일제 감독을 실시해 27개 사업장에서 총 28건의 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동 당국은 이번 감독에서 가두리 양식장 외국인 근로자 숙소 현황과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노동 인권과 관련된 근로 기준, 산업 안전 등 노동 관계 법령 준수 여부도 집중 점검했다.
감독 결과 양식장 10곳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바지선 위에 있는 쉼터를 숙소로 제공하는 등 입국 전 제공하기로 한 것과 다른 숙소를 제공했다. 노동 당국은 4곳에 대해서는 고용 허가를 취소·제한해 외국인 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근로자가 계속 근무하기 원한 6곳에는 숙소를 주택으로 바꾸도록 했다.
양식장 1곳은 외국인 근로자 임금 총 600만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 노동 당국은 임금을 즉시 지급하도록 하고, 고용허가 취소·제한 조치도 했다.
이번 감독은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입국해 양식장에서 일한 스리랑카인 A씨가 부당한 처우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실시됐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한 양식장 사업주 B씨와 근로계약을 맺고 사료 투입과 그물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B씨는 고용허가서, 근로계약서와 달리 바다 위에 떠 있는 바지선 위 판잣집을 숙소로 제공했다. A씨는 이곳에서 식사·세탁·세면 등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추운 겨울에도 바지선 위에서 지냈다.
A씨는 B씨에게 사업장 변경을 요청했으나 B씨는 받아주지 않았다. A씨가 지역 고용노동지청에 직접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자 B씨는 지난해 4월 A씨가 사업장을 무단 이탈했다고 신고했다. 고용노동지청은 같은 해 7월 A씨가 사업장에서 무단 이탈한 것으로 결정하고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A씨는 본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했고, 국민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실태조사 결과 A씨가 정상적인 주택을 제공받지 못했고, 바다 위 바지선 쉼터에서는 기본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가 사업주 B씨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은 점도 확인됐다. 권익위는 A씨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도록 고용노동지청에 의견을 제시했고, 지청은 이를 받아들여 A씨가 요청하는 지역으로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A씨는 체류 자격을 회복하고 취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업장 감독을 작년 5500곳에서 올해 9000곳으로 늘려 숙소와 임금 등의 항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외국인 근로자는 산업현장에 꼭 필요한 인력인 만큼 숙소, 근로조건 보호, 산업안전 등에 대해 체계적인 현장 감독을 하겠다”며 “열악한 숙소를 제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는 특별감독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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