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에 ‘피로’가 쌓였다…구승민의 부진에 5이닝 던지지 못하는 나균안까지

김하진 기자 2024. 5. 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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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균안. 연합뉴스



롯데는 올시즌 마운드에 대한 고민이 크다. 선발과 불펜에서 해줘야할 선수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에서는 나균안이 예상 외의 부진에 빠져있다. 나균안의 올시즌 성적은 20일 현재 9경기 1승5패 평균자책 7.13이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두 차례만 기록했다.

5월 들어서는 단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이닝만 던지고 내려온 경기도 두 차례나 있었고 최근 경기인 18일 두산전에서는 4.1이닝 7실점으로 올시즌 치른 경기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나균안은 김태형 롯데 감독이 올시즌을 앞두고 고민조차 하지 않고 선발진에 넣은 투수다. 투수로 전향한 뒤 1군에서 맞이하는 세번째 시즌인 지난해 23경기 6승8패 평균자책 3.80을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서 풀타임을 소화했기 떄문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한 명의 몫도 해내지 못한다.

불펜에서는 ‘상수’였던 구승민이 ‘변수’로 떠올랐다. 구승민은 11경기 8이닝 14실점 평균자책 15.75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팀 역사를 썼다. 7월 26일에는 잠실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통산 100번째 홀드를 달성했다. 1982년 창단한 원년팀인 롯데에서 최초로 나온 기록이다. 리그 전체로 보면 역대 15번째에 해당한다. 8월3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시즌 20홀드를 올리며 은퇴한 안지만(2012~2015년)에 이어 4년 연속 20홀드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에는 1,2군을 오르내리면서 제 구위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 구승민. 연합뉴스



두 명의 투수에 대한 공통점이 있다. ‘피로’가 쌓일만한 피칭을 했다는 점이다.

나균안은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 후 2021년 투수로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전향 2년차에 39경기에서 117.2이닝을 소화했다. 보직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나균안은 찰리 반즈(186.1이닝), 박세웅(157.1이닝), 이인복(126.2이닝) 등 선발 투수들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에도 전반기 막판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4월에는 한 달 동안 4경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 1.34를 기록하며 생애 처음으로 월간 MVP를 받았지만 6월부터 주춤했고 6월 말 오른 팔꿈치 내측 부위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도 받아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반기는 16경기 6승3패 평균자책 3.23을 기록했지만 후반기는 7경기에서 무승5패 평균자책 5.17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런 와중에 시즌 중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했다. 체력 문제가 대두될 법 했다.

나균안은 지난 겨울 올시즌을 준비하며 회복에 힘썼다. 스스로 “너무 오래 쉬니 느낌이 이상할 정도”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초반부터 부진하며 겨울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판이다. 개막 전 구설수에 오르는 일도 있었으나 이와는 별개로 구위 자체가 떨어졌다. 과거 무리했던 기억들이 자꾸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안 풀리다보니 자신감도 하락했다. 김태형 감독도 심리적인 부분을 원인으로 꼽았다.

구승민도 많은 경기와 이닝을 소화한 ‘마당쇠’ 같은 투수다. 2018년 필승조로 자리잡으며 그 해 64경기 73.2이닝을 소화했다. 2018시즌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한 해당 평균 61경기를 던졌다. 올시즌을 앞두고도 “가을야구를 위해서라면 팔이 빠지도록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그간 누적된 피로가 올시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을 마치면 생애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는데 이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경기가 잘 안 풀리다보니 구승민 역시 자신감이 많이 사라졌다. 사령탑이 꼽는 구승민의 부진 이유도 역시 심리적인 부분에 있다. 그랬기에 한 경기 정도 반등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바라는 것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

롯데는 현재 5선발 자리도 비어있다.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간 이인복과 신예인 홍민기, 이민석 등이 테스트를 받았다. 여기에 한현희도 5선발 자리를 두고 경합 중이지만 그 누구도 아직 자리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나균안까지 빠지면 선발진을 꾸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불펜도 여유가 없다. 2024년 고졸 신인 전미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된 상황이다. 구승민만큼 경험이 있는 투수가 많지 않다. 그나마 구승민이 최근 경기인 19일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게 반등의 조짐이 되길 바라는 상황이다.

피로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특히 어깨를 많이 쓰는 투수들에게는 누적된 피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롯데 마운드에도 피로의 그림자가 적지 않게 드리워져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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