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잦았던 철도 선로, 알고 보니 ‘부품 독점’…공정위, 삼표레일웨이 제재

사진 설명 = 철도 분기기의 구조 및 부품별 명칭.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2019년 분기기 독점 지위를 누려온 삼표레일웨이는 크로싱부 부품을 개발한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철도 분기기 시장에 경쟁사가 진입하는 것을 방해해 수 년간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삼표레일웨이가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표레일웨이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 원을 부과한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삼표레일웨이는 선로에서 열차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사용되는 구조물인 '철도 분기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100%에 가까운 시장 지배적 사업자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표레일웨이는 2016년 경쟁사인 세안이 분기기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인 망간크로싱, 특수레일 등 부품을 구매하려고 하자 부품제조업체들에 세안과 거래하지 말도록 강요했습니다.

경쟁사 세안은 삼표레일웨이의 '방해공작'에도 대체 부품을 개발해 분기기 제조에 성공, 2018년 국가철도공단에 성능검증을 신청했습니다.

그러자 삼표레일웨이는 성능검증 위원 명단 및 안건 등 비공개 자료 200여 건을 빼내 경쟁사 분기기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의견을 심의위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세안의 시장 진입을 2019년까지 지연시키며, 4년 가까이 독점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관련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가격 경쟁 및 품질향상 지연 등 경쟁 제한 효과가 유발됐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8년 12월 강원 강릉시 KTX 탈선과 2017년 10월 영동선 백산역 화물열차 탈선 등 선로사고의 직·간접적 원인이 분기기에 있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자주 발생하고 있는 철도 분기구간의 탈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도 분기기 제품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점이 장기화한 시장에서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행하는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안건우 기자 srv1954@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