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빙 감소, 2천년 만에 일어날 일이 기후변화 탓에…

정봉비 기자 2024. 5. 21. 15: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역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한 남극 해빙 감소는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2천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레이철 다이아몬드 박사가 이끄는 영국 남극연구소(BAS) 국제 연구팀은 20일(현지시각) 과학 저널 지구물리학연구 회보에 남극 해빙 감소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지난해 급격한 해빙 감소는 기후변화 요인이 없었더라면 2천년에 한 번 일어났을 확률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남극연구소(BAS) 국제연구팀 연구결과
지난해 극단적 감소…기후변화로 해빙 확률 4배↑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역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한 남극 해빙 감소는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2천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레이철 다이아몬드 박사가 이끄는 영국 남극연구소(BAS) 국제 연구팀은 20일(현지시각) 과학 저널 지구물리학연구 회보에 남극 해빙 감소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겨울 남극 해빙은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8년부터 2015년까지의 평균보다 약 200만㎢ 줄며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 200만㎢는 프랑스 국토의 4배 면적이다. 위성 관측 기간 동안 남극 해빙이 사실상 꾸준하게 조금씩 증가해온 추세를 고려하면 매우 놀랄만한 일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최근 전세계 남극 연구자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해마다 두께가 200m씩 줄고 2㎞ 이상 이동한다. 남극 전체에서 가장 빠르다. 한반도 면적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스웨이츠는 서남극 빙하가 연쇄적으로 녹아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구실을 의미하는 ‘코르크 마개’ 등으로 불리는데, 전부 녹으면 해수면이 65㎝ 올라간다. 극지연구소 제공

최근 남극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건, 극소용돌이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중위도의 따뜻한 공기가 서남극 로스해와 아문센해로 더 많이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남극의 찬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남극 밖 따뜻한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구실을 해온 극소용돌이는 1999년을 기점으로 붕괴 시점이 꾸준히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다. 극지연구소는 이로 인해 남극의 여름철 기온이 평균적으로 매년 0.03도씩 높아졌다고 2월27일 밝히기도 했다.

연구진은 18가지 기후모델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해 기록적인 해빙 감소의 발생 확률과 그것이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파악했다. 특히 기후변화 요인이 없다고 상정한 모델과 실제 오늘날의 온실가스 오염 정도를 그대로 반영한 모델을 비교해 확률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지난해 급격한 해빙 감소는 기후변화 요인이 없었더라면 2천년에 한 번 일어났을 확률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기후변화 요인을 더했을 땐 4배 더 높아진 확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기후변화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해빙 감소는 매우 드문 사례지만 기후변화가 확률을 높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감소한 해빙이 20년이 지나더라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빙하 인근에서 서식하는 펭귄, 고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저자인 루이스 사임 박사는 “남극 해빙이 20년 이상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남극 및 전 세계 날씨, 남극해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밝혔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