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로 지은 아기 새 둥지?…노끈·비닐·플라스틱도 등장

김지숙 기자 2024. 5. 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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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를 떠올리면 흔히 나뭇가지 위에 마른 풀이 뭉쳐진 형태를 떠올리게 되지만, 새에 따라 집을 짓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제비나 참새처럼 사람의 거주지 처마나 돌담에 흙과 풀로 집을 만드는 새가 있는가 하면, 괭이갈매기는 벼랑 끝의 풀밭이나 오목한 땅 위에 둥지를 짓는다.

경이로운 건축술을 보여주는 스윈호오목눈이는 물가나 갈대밭에 사는 참새목 조류로 물 위로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끝에 둥지를 달아매듯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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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국립생물자원관 ‘새, 새 둥지를 틀다’ 특별전 개최
둥지서 비닐·플라스틱 발견…“인간의 영향 보여줘”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21일부터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생생채움 기획전시실에서 ‘새, 새 둥지를 틀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플라스틱 노끈 등 인공적인 재료가 사용된 물까치 둥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새 둥지를 떠올리면 흔히 나뭇가지 위에 마른 풀이 뭉쳐진 형태를 떠올리게 되지만, 새에 따라 집을 짓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제비나 참새처럼 사람의 거주지 처마나 돌담에 흙과 풀로 집을 만드는 새가 있는가 하면, 괭이갈매기는 벼랑 끝의 풀밭이나 오목한 땅 위에 둥지를 짓는다. 딱따구리는 이런 새들과 달리 단단한 부리를 이용해 나무에 구멍을 뚫고 둥지로 쓴다. 그런가 하면 뻐꾸기, 두견이는 다른 새의 둥지를 빼앗아 새끼를 낳는다.

이렇게 다양한 새 둥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21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생생채움 기획전시실에서 ‘새, 새 둥지를 틀다’ 특별전을 이날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물닭과 스윈호오목눈이 둥지. 스윈호오목눈이는 물가나 갈대밭에 사는 참새목 조류로 물 위로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끝에 달아매듯 둥지를 짓는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흰뺨검둥오리의 둥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번 전시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새 둥지의 존재를 일깨우고, 인간이 야생조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를 위해 우리나라 자생 조류뿐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 등 다른 나라에 서식하는 다양한 새의 둥지 35점을 선보인다.

전시된 둥지들은 모형이 아닌 실제 새가 사용하고 떠난 빈 둥지를 채집한 것이다. 나무속 딱따구리 둥지, 풀잎을 길게 잘라서 둥지를 만드는 베짜는새 둥지, 뻐꾸기가 은근슬쩍 탁란(다른 종의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기르게 하는 것)을 벌인 둥지 등을 볼 수 있다. 경이로운 건축술을 보여주는 스윈호오목눈이는 물가나 갈대밭에 사는 참새목 조류로 물 위로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끝에 둥지를 달아매듯 짓는다.

경기 하남시에서 채집된 꾀꼬리 둥지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노끈 등 인공재료가 사용된 새 둥지도 볼 수 있다. 야생조류는 흔히 서식지 주변에서 찾기 쉬운 나뭇가지, 이끼, 다른 동물의 털, 진흙 등을 이용해 둥지를 짓지만, 점차 인간의 영역이 넓어지고 인공적인 환경이 늘어나면서 새들도 이에 적응해 새 둥지에 인공재료를 쓰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2010년 6월과 2018년 6월 경기도 하남시에서 채집해 전시하는 꾀꼬리 둥지들은 나뭇가지와 풀, 흙 이외에도 솜, 물티슈, 비닐 끈 등을 재료로 사용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버려진 둥지라 할지라도 새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며 “이번 전시가 인간과 새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nibr.go.kr)에서 볼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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