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 골조공사, 토대[머드씰] 셀프 감리

매거진 2024. 5. 21. 1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 목수 강팀장의 목조주택 셀프 감리 가이드 3편

목조주택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 건축주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제주에서 목구조 전문 빌더로 활동하는 강팀장이 내 집을 더 똑똑하게 마련하기 위한 목조주택 셀프 감리 노하우를 공유한다.


필자가 연재 중인 ‘목조주택 셀프 감리’로 100% 완벽한 주택을 지을 수는 없다.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연재 내용은 건축 전체 내용이 아닌, 목조주택 수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핵심 중 핵심 공정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전체 공정을 100개라고 치자. 하지만, 1개의 공정이 각각 1%씩 중요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핵심 공정이 30%, 하나의 미세한 공정은 0.1%의 중요도를 차지하기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에 경중(輕重)이 있듯 목조주택 건축 공정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완벽한 주택을 ‘꿈꾸며’ 공사를 진행할 경우 오히려 중요한 공정에서 힘이 빠져 허술한 시공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전체적인 공사 흐름에서 ‘90점 넘는 주택’을 목표로 잡고 감리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토대는 방부목을 사용한다. 목조주택이 콘크리트 기초와 만나는 첫 번째 구조목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건물 하중을 기초로 전달하고 태풍 혹은 심한 바람이 불 때는 콘크리트 기초와 건물 전체를 연결하여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살펴볼 토대를 공정 순서에 따라 짚어본다.

1. 콘크리트 기초 다듬기

기초를 타설할 때 쓴 거푸집(유로폼)을 제거하고 외벽이 들어설 위치에 상단 레벨 오차를 1㎝ 내외로 맞추어야 한다. 거친 콘크리트 표면을 다듬어 토대와 콘크리트 기초를 밀착시키기 위해 표면을 그라인더로 다듬는다.
국제표준메뉴얼(I.B.C. : International Building Code)에는 1인치(25.4㎜)까지는 하자로 보지 않지만 10㎜ 안으로 상단 레벨을 잡으면 더 튼튼한 목구조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토대 시공 순서

2. 토대에 씰실러(Sill Sealer) 부착

콘크리트는 건조과정에서 수년에 걸쳐 습기를 계속 방출하게 된다. 이때 방출되는 습기로 토대가 손상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두툼한 비닐 재질로 된 필름 자재가 씰실러다. 이 씰실러를 콘크리트 기초와 토대 사이에 붙이고 결속한다. 씰실러는 타카 핀으로 콘크리트와 토대가 만나는 지점에 시공한다. 그래서 다층일 때 2층부터는 토대에 씰실러를 시공하지 않는다.

3. L-앵커 결속

L-앵커는 이름대로 알파벳 ‘L’ 모양으로 생긴 스테인리스 스틸 혹은 용융도금된 금속 자재로, 토대와 콘크리트 기초를 결속하는 기본적인 자재다. 지난 호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기도금 소재 L-앵커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앵커 두께는 13㎜ 이상이어야 하고, 결속할 때 워셔(washer)와 너트도 같은 재질을 써야 한다. 워셔는 넓은 것이 결속력이 높다. 일반적으로 외벽은 L-앵커로 기초와 결속되고 내벽은 세트앵커를 사용하는데, 세트앵커보다는 콘크리트에 직결하는 스크루앵커를 쓰는 것이 결속력을 높이고 시공도 한결 간편하다.

4. 토대(머드씰 Mud Sill) 똟기

L-앵커와 기초공사 타설 전 매설한 전기 배관(CD관)은 토대 위로 나와야 결속하거나 이후 작업을 할 수 있기에 토대를 일부 뚫게 된다. 이때 타공 사이즈가 통상적으로 쓰이는 2×6(투바이식스 : 높이 2인치, 두께 6인치) 방부목 두께의 1/3 이상을 넘지 않아야 한다. 달리 표현하면 토대 손상을 최소화할수록 좋다. 목재 뚫기는 향후 전체 목구조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규정을 만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연재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5. 토대 따냄

보통 현관 쪽에 있는 분전반에는 많은 배관이 지나가게 되어 토대 따냄을 해야 한다. 이때도 토대폭의 1/3 이상 따내는 것을 피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따내야 하면 보강을 해야 한다. 토대 뚫기와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6. 토대 2단 겹침 시공

우리나라는 북미와 다르게 바닥난방을 기본으로 전제하기에 EPS(비드법보온판, ‘스티로폼’) 두께와 방통 두께(4~5㎝)만큼 토대를 2~3장 겹쳐 시공한다. EPS 단열재 두께를 40㎜로 규정한
제주 및 남부지방과 80㎜ 이상을 해야 하는 중부 및 강원지방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된다. 첫 번째 토대는 L-앵커로 기초와 결속하고, 두 번째 토대는 전용 못으로 첫 번째 토대에 고정한다. 그리고 두 번째 토대도 방부목을 사용해야 한다. 건물 모서리에서는 지그재그 형태로 두 번째 토대를 겹쳐 시공한다. 이는 내벽과 외벽이 만나는 지점도 마찬가지다.

토대 시공 위치

쐐기(Shim)를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콘크리트 기초 상단 레벨이 맞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때 쐐기(Shim)를 시공해 기초와 토대목 사이를 맞추려고 하면 건물 전체의 하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쐐기로 집중돼 향후 주택 내외부에 크랙을 발생시킬 수 있다.
어떤 이는 ‘스터드 간격대로 쐐기를 박으면 해결되지 않나’하고 문의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불가능하다. 이유는 벽체는 스터드와 OSB 합판이 결합된 상태이기 때문에 하중이 스터드로만 집중되지 않고 벽체 전체에 골고루 전달되기 때문이다.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쐐기 시공은 하자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쐐기 시공은 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방통 공사 시 모르타르가 토대 밑으로 스며들어 외부 공기와 접촉, 열교 현상을 발생시킨다. 이는 결로와 습기로 이어지며 장기간 목구조에 손상을 주게 된다.


토대(머드씰) 하자 시공 사례

쐐기 시공 : 기초 위에 타카로 합판 재질의 쐐기를 고정해 상단 레벨을 맞추고 그 위에 토대를 작업한 부실시공 현장이다. 타카 핀으로 고정하는 과정에서 기초에 손상을 줬다.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하자다.
잘못된 L-앵커 사용 : 전기도금된 L-앵커를 사용해 녹이 생겼다. 또한 앵커 위치가 중앙에서 벗어난 것도, 토대가 겹치는 부분의 단차도 문제다. L-앵커는 주택이 철거되는 날까지 기능을 유지해야 해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토대 위치 하자 : 토대 위치가 건물 안쪽으로 들어간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빗물이 토대 밑으로 스며들 수 있다. 또한 OSB 합판을 스터드에 붙이는 시공을 할 때 토대보다 1 1/2인치(38㎜) 내려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해진다(이후 OSB 시공 편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
토대 자재 선정 문제 : 간혹 2×6이 아닌, 4×6 방부목을 토대로 사용하는 경우다. 두 배 더 두껍기에 얼핏 더 나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시공이라고 보기 어렵다. 너트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토대를 더 많이 뚫어야 해 오히려 구조 성능이 약화되고, 2×6 두겹 겹침 시공보다 결속력도 약하다. 매뉴얼에 없는 자의적 시공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콘크리트 기초 상단 1인치(25.4㎜) 이상 오차 발생 시 해결 방법

자동수평(셀프 레벨링) 몰탈로 기초 상단 레벨을 잡는 방식이다. 거푸집 내부에 정확한 높이를 표시해두고 그 높이만큼 모르타르를 채워 레벨을 맞춘다. 이때 모르타르 두께가 너무 얇으면 깨질 수 있는데, 미리 프라이머를 발라두면 이를 완화할 수 있다.

한편, 토대에 사용하는 방부목은 방부등급 H3 이상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올바른 자재 사용 또한 하자 방지의 첫걸음이다.

이전 연재에서도 이야기했듯, 이런 내용을 체크하고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명시하고 중도금 또한 이와 연계할 것을 권한다. 또한, 건축 공정별 감리는 건축주가 반드시 현장에 상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공자가 충분한 사진과 영상을 보내온다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점검에 임하는 것이 좋겠다.


글쓴이 : 강팀장

목조건축학교 졸업과 캐나다 ‘수퍼-E’ 연수까지 마치고 수십년째 카펜터의 삶을 살고 있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많은 주택 하자를 보고 이를 개선하고자 ‘목조주택 셀프 감리’을 집필 중에 있다. 현재 목조주택 전문 시공회사 대표이자 시공팀장으로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건축 현장에 살아있는 실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회사 대표보다는 “강팀장”으로 불리기를 바란다. jejucarpenter@naver.com | 유튜브 @SelfWoodHouse

구성_ 신기영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5월호 / Vol.303 www.uujj.co.kr

Copyright © 월간 전원속의 내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