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스파이더맨 나온 그곳!” MLB에서도 화제만발··· 태풍의 이마나가, 그가 남긴 어록

심진용 기자 2024. 5. 21. 14: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 게티이미지


5승 무패. 평균자책 0.84.

메이저리그(MLB) 첫해부터 태풍을 몰아치고 있는 이마나가 쇼타(31·시카고컵스)의 별명은 ‘던지는 철학자’다. 일본프로야구(NPB) 요코하마에서 데뷔해 신인시절부터 그렇게 불렸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때론 사색적인 인터뷰 발언들이 화제가 됐다.

“타자를 탓할 수 있는 건 0점대 투수뿐”


2016년 1순위 지명으로 입단한 이마나가는 첫 등판부터 연일 호투했지만 좀처럼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전년도 꼴찌 요코하마 타선이 계속 침묵했다. 그해 4월 25일, 프로 네 번째 등판. 이마나가는 7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역시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이날까지 평균자책 2.39를 기록하고도 0승 3패에 그쳤다. 요코하마의 네 경기 득점 지원이 불과 1점이었다.

그러나 신인 이마나가는 패전 후 인터뷰에서 “에이스를 목표로 한다면 동료의 실수도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호투를 해도 경기를 진 투수의 이름은 남지 않는다”면서 “타선 지원을 변명으로 삼을 수 있는 건 평균자책 0점대 투수뿐”이라고 말했다. 신인 투수의 이런 태도는 팬들 사이에서 금세 화제가 됐다. 당시 한 일본 매체는 “이마나가의 말 뒤에는 ‘패배의 철학’이 있다”고 적었다.

그다음 등판에서도 이마나가는 이기지 못했다. 6.2이닝 동안 14삼진을 잡으며 2실점만 했지만, 팀이 1점밖에 내지 못했다. 이마나가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보다, 이길 수 있는 투수가 좋다. 중요한 순간에 얻어맞는다면 삼진 개수는 의미가 없다”고 했고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연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월 6일. 이마나가는 여섯 번째 등판에서 히로시마를 상대로 첫 승을 거뒀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팀도 6-0으로 이겼다. 승리 후 인터뷰 또한 남달랐다. 이마나가는 “연패 기간 내 힘이 모자랐다”면서 “오늘은 히로시마가 아니라 과거의 나를 이겼다”고 말했다.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 게티이미지


뉴욕의 첫인상은? “스파이더맨 나온 거기!”


이마나가는 일본 정상급 투수로 부상했다. 변한 건 없었다. 그의 발언들은 늘 화제가 됐다. 그저 진중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독특하고, 위트가 있었다.

등판마다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던 2017년, 이마나가는 ‘비의 남자’라는 새로운 별명에 대해 “비가 오는 날에도 이겨야 ‘비의 남자’다. 이기지 못하면 그저 실력이 없는 투수일 뿐”이라고 받아쳤다. 같은 해 일본시리즈, 소프트뱅크에 시리즈 전적 0-3으로 밀리던 때 이마나가는 팀 미팅에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절벽이지만, 절벽이 아니다. 새가 되면 날 수 있다. 새가 되자”고 말했다. 본인은 진지했다고 하지만, 동료들은 그의 엉뚱한 발언에 크게 웃었다. 요코하마는 3연패 후 2경기를 내리 따내며 저력을 발휘했다. 시리즈는 6차전 소프트뱅크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으로 건너간 지금도 이마나가는 특유의 발언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봄 컵스 전지훈련장에서 일본 매체와 만난 그는 ‘던지는 철학자’라는 별명에 대해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장난스럽게 한 이야기도 ‘뭔가 생각이 있는 건가’하고 받아들여진다.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도금이 벗겨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뉴욕메츠 전 등판을 마치고 ‘뉴욕의 첫 느낌이 어땠냐’는 말에는 “호텔 방에서 보는 풍경이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본 것 같았다. 그래서 ‘아, 스파이더맨이 있는 곳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마나가의 발언에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마나가의 이름 뒤에는 ‘센세(선생)’라는 호칭이 붙었다. ‘던지는 철학자’라는 별명이 생긴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저 우연일까. 이마나가의 아버지는 중학교 교장, 어머니는 음악 교사였다. 다섯 살 위 형도 일본 기타큐슈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이마나가 쇼타 대표 어록

“득점 지원이 없었다는 변명은 평균자책 0점대 투수만 할 수 있다.”
-2016.4.14. 타선 부진으로 계속된 패전 이후

“삼진을 잡는 투수보다 이기는 투수가 좋다.”
-2016.4.29. 14삼진 6.2이닝 2실점 패전 후

“운이라고만 한다면, 그 앞에 성장은 없다.”
-2016.5.5. 계속된 패전 속에 다음 경기 선발을 앞두고

“절벽 위지만 절벽이 아니다. 새가 되자!”
-2017년 일본시리즈 3차전까지 모두 패배 후

“출항으로 비유하면 이제 배의 밧줄을 푼 것 아닌가. 앞으로 150경기 이상 더 남았다.”
-2024.4.2 MLB 데뷔전 승리 후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본 그곳!”
-2024.5.2 뉴욕의 첫인상을 묻자

(출처 : 스포츠호치, 산케이스포츠 등)



☞ ‘ERA 0.78’ 메이저리그 압도하는 이마나가 쇼타, ‘느린 직구’의 힘
     https://sports.khan.co.kr/sports/sk_index.html?art_id=202405080730003&sec_id=510301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