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에 태어난 아들과 함께 매년 5·18마다 기부"

김옥조 2024. 5. 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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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오월정신계승' 기부한 모자 '화제'
정서연 씨 '오월어머니집'에 미술품 기증
5월 18일에 태어난 아들과 '5·18분수광장'
전남대·5·18기념재단에 518만 원씩 기탁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오월어머니집에 '5·18' 관련 미술작품을 기증한 정서연 이야기연 대표와 아들 신준호 군

아들에게 자신이 겪고 배운 '5·18민주화운동'의 참된 의미와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기부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모자가 세간의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오월정신 계승을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매년 5월이면 자녀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서연 대표(오른쪽)와 아들 신준호(오른쪽 두 번째)군이 지난 20일 오월어머니집에서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왼쪽 두 번째)에게 미술작품을 전달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며 미술품 수집가이자 프리랜서 MC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서연 이야기연 대표와 아들 신준호군입니다.

정 대표와 신 군은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서양화가 송필용 작가가 그린 '역사의 샘-5·18분수광장' 작품을 기증했습니다.

▲정서연 대표(오른쪽)와 아들 신준호 군이 지난 20일 오월어머니집 세미나실에서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에게 전달한 작품에 대해 그림을 그린 송필용 작가(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 대표는 "2021년 봄에 당시 광주문산초등학교 2학년이던 아들과 김냇과전시에 갔다가 송필용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면서 "이 작품이 구 도청 앞 분수를 그린 그림으로 5·18의 상징적 장소이자 역사성을 담은 작품이어서 아들과 상의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이어 "제가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고 또 인문학을 좋아해서 오래되진 않았지만 미술품 컬렉터이기도 하고 프리랜서로 MC 진행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유아교육 전공이어서 아이랑 항상 전시회를 같이 다니고 작품을 살 때도 같이 의논해 산다"고 말했습니다.

▲서양화가 송필용 씨가 2020년에 그린 '역사의 샘-5·18분수광장'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송필용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배경에 대해 "사실 제가 개인으로 고른게 아니라 그때 아이가 골랐던 작품"이라며 "그 많은 작품 중에서 파란색과 노란색의 5·18광장 분수를 골랐는데 저한테 노란색 분수를 보고 아이가 '엄마 저거 황금 분수 같다'라고 표현을 해 사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역사적인 분수라고 이야기했는데 아이가 느끼기에는 약간 신화적인 느낌도 있구나 생각했다"며 "이제 똑같은 작품이 2점이고 색깔만 다르다 보니까 한 점은 5·18 관련된 단체에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1980년 당시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 모인 광주시민의 모습(위)과 이 광경을 형상화한 송필용 작가의 그림(아래)이 오월어머니집에 나란히 걸려 전시된다.

정서연 대표와 아들 신준호 군의 5·18정신 계승 기부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더욱 뜻깊은 '5월 정신 실천'으로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제가 재작년하고 그 전년도에는 518만 원을 아이 이름으로 기부했다"면서 "2022년 첫 해에는 전남대가 민주화의 성지이기도 하고 저희 부부가 전남대 출신이기도 해 518만 원을 전남대에 기부했고 2023년에는 광주시교육청을 통해서 5·18 기념재단에 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 오월어머니집에 어머니와 함께 '역사의 샘-5·18분수광장' 작품을 기증한 신준호 군이 송필용 작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기부금 518만 원은 신준호 군이 태어나면서부터 아들 몫으로 꾸준히 저축해서 모은 돈입니다.

정 대표는 "아이 이름으로 기부를 한 이유는 생일이 5월 18일이기 때문"이라면서 "저희 세대는 당연히 5·18을 알고 기억하겠지만 미래 세대가 어떻게 얼마나 오랫동안 또 어떤 의미로 계승이 될까 이런 생각을 다른 아이를 떠나서 내 아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 이제 아이 이름으로 일부러 기부를 한 것"이라고 릴레이 기부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정서연 대표와 신준호 군, 송필용 작가가 오월어머니집 2층 작업실에서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또한 정 대표는 "광주 시민으로서 금액의 크고 적음을 떠나서 5·18을 나름대로 또 우리만의 방식으로 기념하며 너무 어둡고 무거운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계속적으로 확대하는 의미"라며 "기부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방식을 좀 고민하며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광주 문산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신준호 군은 "용돈을 모아 내 생일에 기부를 하면서 선한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을 엄마가 가르쳐주셨다"면서 "그림을 기증한 오월어머집 어머님들께서 항상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다부진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왼쪽부터), 이정덕 오월어머니집 사무총장, 송필용 작가, 정서연 대표, 신준호 군이 지난 20일 오월어머니집 관장실에서 작품 기증에 대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기증식에 함께 참석한 송필용 작가는 "전남대 4학년 재학 당시에 5·18을 겪으며 분수를 소재로 한 대작과 소품을 계속 그려왔었다"면서 "대동세상의 구심점이자 역사적 공간인 5·18분수광장 작품을 통해 민주 평화의 뜻이 퍼져나가는 활력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작품을 기증받은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은
"5월 18일에 태어난 아이로부터 5·18을 상징하는 작품을 기증받게 돼 마치 드라마에서나 보던 상황이 현실로 된 것 같다"면서 "뜻깊은 작품 기증에 감사드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국내외 민주인사와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필용 작가의 '역사의 샘-5·18 분수 광장'은 민주의 물줄기가 온 세상에 솟아오른 5·18민중항쟁의 원천이자 상징적인 공간인 구 전남도청 앞 5·18광장 분수대를 그린 작품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겪으며 고통을 당한 광주의 어머니들을 위해 2014년 신축 건립한 오월어머니집 전경.

이 작품은 역사의 분수로 형상화한 것으로 분수가 활력 있게 역동적으로 솟아오르며, 민주 평화의 에너지로 영원히 희망의 새 역사를 펼쳐 나가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편 정 대표는 보육사업 분야에 종사하며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 광주상영회 집행위원장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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