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을 읽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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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화가 장욱진처럼.
산과 강을 끼고 푸른 대지 위에 그림같이 지어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2014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으로 김수근건축상을 수상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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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으면 모르는 공간을 탐험하는 재미, 공간사용설명서 07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화가 장욱진처럼. 산과 강을 끼고 푸른 대지 위에 그림같이 지어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이곳으로 최성희 건축가와 봄날의 짧은 건축 여행을 떠났다.
앞으로 이곳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여러 번 방문할 만한 가치를 품은 미술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린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고, 그 아이가 다시 성인이 되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그런 순환의 공간이요.
최성희 소장
주어진 제약 안에서 미적으로도, 기능으로도 어떤 특별한 것을 끌어내려 늘 고민한다. 최−페레이라 건축chaepereira.com의 공동대표이자 건축가인 로랑 페레이라와는 2005년 서울공연예술센터 국제아이디어공모전에서 만나 벌써 20년 넘게 함께하고 있다. 2014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으로 김수근건축상을 수상했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와 함께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화백 장욱진. '동심의 화가'라 불린 그의 화풍을 고스란히 빼닮은 아름다운 미술관이 경기도 양주에 자리하고 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간을 설계한 '최-페레이라 건축'의 최성희 소장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미술관의 지명현상설계 공모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뻔한 표현이긴 하지만, 장욱진은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위대한 화가잖아요. 그를 계승하는 미술관을 짓는 건 건축가에게는 도전이자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죠." 최성희 소장은 본격적인 설계 작업 전에 장욱진의 그림을 보고 또 보며마치 어떤 계시가 하늘에서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그림들을 외울 지경에까지 다다랐을 때. 비로소 하나의 그림이 그녀의 시선을 빼앗았다. 몇 개의 선과 기하학적 도형만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집과 아이The House and a Child'. 영감이 오기까지 기다린 과정은 길었지만 이후의 설계는 손쉽게 이뤄졌다. 그림 속의 커다란 창과 세모난 지붕, 직사각형 도형이 바탕이 되어 지금의 미술관이 완성됐다. 최-페레이라 건축의 설계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한 심사위원은 "장욱진의 어린아이와 같은 화풍과 가장 유사한 설계안이었다"라는 평까지 남겼다. 이처럼 화려한 기교 없이 '장욱진'이라는 본질에 가장 충실히 지어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개관과 동시에 2013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2014년 제22회 김수근건축상 본상, 제7회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을 모두 수상하며 괄목할 만한 건축적 성과를 세상에 증명했다.
4월 28일 개관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올해로 열 살이 됐다. 2020년에 BTS RM이 방문하고, 스타 도슨트 정우철이 2023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국내에서 꼭 가봐야 할 미술관으로 꼽은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잘 지은 건축의 힘이 보탬이 됐음은 분명하다. 최성희 소장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화가의 의지를 받든 장욱진미술문화재단과, 장욱진 화가의 가족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유족이 작품을 양주시와 사회에 환원해 주었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제 대표작으로 꼽고 싶은 이 프로젝트가 비로소 세상에 나올 수 있었죠." 세월에 바래지 않는 장욱진의 작품처럼.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지금 이 자리에서 작품을 연상케 하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품고 더 많은 방문객과 만나고 있다.
위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선현리)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정기 휴무 문의 031-8082-4245
CREDIT INFO
editor권새봄
photographer김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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