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참여 공공주택도 공사비 올려준다…PF조정위 본격 가동

심윤지 기자 2024. 5. 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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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민간참여 공공주택의 공사비 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통해 공공기관들이 배임 논란 없이도 공사비를 증액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문재원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부산도시공사, 충남개발공사 등 지방공사에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정위원회의 1차 조정에 따른 후속 조치를 이행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PF 조정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해 공사비 인상, PF 금리 인상 등으로 위기에 몰린 사업장에 대한 조정에 나섰다. 1차 조정 당시엔 총 34건이 접수됐는데, 이 중 민간참여 공공주택이 70%(24건)을 차지할 정도로 공사비 갈등이 심각했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은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건설사는 건설과 분양을 맡아 수익을 투자 지분에 따라 배분하는 사업 방식이다. 조정을 신청한 대다수 건설사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급상승한 공사비를 공공이 조금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LH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시행사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해왔다.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의 경우 계약 체결 당시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 조항’이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공사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공공주택 공급이 지연되고 PF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에 조정위는 ‘급등물가상승률’ 개념을 도입해 공사비 분담에 활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건설공사비 지수로 산출한 실제 물가상승률이 5%고 최근 10년간 통상 물가상승률이 3%였다면 2%는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급등한 물가상승률이므로 공공도 부담을 나눠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다.

만약 LH 지분 60%, 민간 건설사 지분 40%, 총사업비는 1000억원인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라면 급등 물가상승률이 10%로 산출됐을 때 LH가 오른 공사비 100억원 중 지분율에 따라 60억원을 민간 건설사에 보전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에도 LH와 지방공사는 공사비 증액에 소극적이었다. 향후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조정위는 공공기관이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을 통해 ‘감사 면책’을 받은 뒤 공사비를 증액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달 가량 소요되는 감사원 사전 컨설팅 이후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사비 증액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LH 등에 보낸 공문에서 “각 기관에서는 조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공사비 분담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사업장별 민간 협의 및 감사원 사전컨설팅 후속 절차를 이행해달라”고 밝혔다. 지난달 마감한 PF 조정위의 2차 접수 때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50건이 조정을 신청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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