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털’진달래와 ‘산’철쭉 차이는…만져보면 안다

허호준 기자 2024. 5. 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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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한라산 선작지왓과 윗세오름 일대를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산철쭉과 털진달래는 일반인이 보기에 구분하기 어렵다.

21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말을 들어보면, 산철쭉과 털진달래의 차이는 잎을 만져보면 알 수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처음으로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 산철쭉과 털진달래의 개체수를 연구한 한 결과 산철쭉이 털진달래보다 2배가량 많이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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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선작지왓엔 산철쭉이 2배 많아
한라산 산철쭉. 허호준 기자

봄철 한라산 선작지왓과 윗세오름 일대를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산철쭉과 털진달래는 일반인이 보기에 구분하기 어렵다.

21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말을 들어보면, 산철쭉과 털진달래의 차이는 잎을 만져보면 알 수 있다. 산철쭉은 잎 표면에 털이 없는 반면, 털진달래는 잎과 어린 가지에 털이 있다. 꽃의 개화 시기도 비슷하기는 하지만 산철쭉에 비해 털진달래가 먼저 꽃을 피운다. 또 산철쭉은 산기슭에서 자라지만 털진달래는 고지대에서 자라는 특징이 있다.

김대신 세계유산본부 생물자원연구과장은 “잎 표면의 차이뿐 아니라 털진달래는 잎이 나오기 전에 먼저 꽃이 피는 반면 산철쭉은 진달래와 같이 잎과 함께 꽃이 피는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일반인이 산철쭉과 털진달래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처음으로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 산철쭉과 털진달래의 개체수를 연구한 한 결과 산철쭉이 털진달래보다 2배가량 많이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털진달래는 건조한 토양에 더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지난해 윗세오름, 선작지왓, 방애오름 일대를 중심으로 110㏊ 지역에 걸쳐 구축한 정사영상 자료 가운데 선작지왓 일대(47.7㏊)를 분석해 얻은 결과다. 정사영상은 항공이나 드론 사진 등 영상정보에 대해 지형에 의한 왜곡을 수정하고 물체를 수직으로 내려다보았을 때의 모습을 변환한 영상이다.

한라산 털진달래. 허호준 기자

한라산 영실코스를 따라 윗세오름으로 오르다 만나게 되는 선작지왓 일대에는 털진달래 1만9508그루(33.8%)와 산철쭉 3만8246그루(66.2%)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돼 산철쭉이 털진달래보다 2배 정도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수종의 평균 개체 수는 100㎡당 평균 12.1그루였다. 선작지왓 일대의 털진달래는 5월 초 개화해 중순까지 이어지며, 산철쭉은 5월 중순 개화해 6월 중순까지 핀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화 시기 및 겉모습이 비슷한 두 수종의 분포 현황과 생태적 차이를 확인한 만큼 기후변화와 관련해 이들 수종의 변천 과정에 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익현 한라산연구부장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한라산의 식생 변화를 정량적으로 추적 연구할 수 있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라며 “이번 연구에서 털진달래와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관목을 대상으로 개별 수종별 개체수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한라산의 시로미, 눈향나무 등 한라산 식물자원에 대한 자료도 구축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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