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er’의 목소리? 오픈AI, 챗GPT-4o 음성 서비스 일시 중단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영화 ‘그녀(Her)’ 속 AI 목소리의 주인공인 미국 유명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지적받은 챗GPT 음성 사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요한슨의 목소리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요한슨은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목소리 사용권을 요구했지만 거부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19일 오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챗GPT, 특히 스카이(Sky)의 목소리를 어떻게 선택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스카이 사용을 일시 중지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영화 '그녀(Her)'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 목소리를 연기한 미국 배우 스칼렛 요한슨. / 로이터

스카이는 챗GPT-4o(포오)의 목소리 중 하나다. 오픈AI가 지난 13일 공개한 챗GPT-4o는 보고 듣고 사람과 음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새로운 AI다. 챗GPT-4o가 공개된 이후 일간에선 2013년 개봉작인 영화 ‘그녀’가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화 ‘그녀’는 사람이 말할 수 있는 AI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 속 AI 목소리를 연기한 이가 요한슨이다.

문제는 챗GPT-4o의 목소리 중 하나인 ‘스카이’의 목소리가 요한슨과 너무 비슷했다는 점이다.

요한슨은 20일 성명을 통해 “나와 가장 친구가 내 목소리와 챗GPT-4o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소름 끼치게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으며 믿을 수 없었다”며 “올트먼 CEO는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채팅 시스템 ‘사만다’의 목소리가 나오는 영화에 대한 언급 없이 ‘그녀’라는 한 단어를 트윗하면서 유사성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암시했다”고 지적했다.

요한슨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지난해 9월, 요한슨에게 챗GPT-4o에 목소리를 담아달라고 제안했다. 당시 올트먼 CEO는 요한슨이 챗GPT-4o의 목소리를 담당하면, 기술 기업과 창작자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소비자가 인간과 AI에 관한 변화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한슨은 “개인적인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며 “챗GPT-4o의 데모가 출시되기 이틀 전 올트먼 CEO는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요한슨은 “이제 법률 고문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고, 변호사는 올트먼 CEO와 오픈AI에 두 통의 편지를 써서 그들이 한 일을 설명하고 그들이 ‘스카이’ 목소리를 만든 정확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오픈AI는 마지못해 스카이 목소리를 없애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 모두가 딥페이크와 자신의 초상, 작업,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대에 이 문제는 명확해야 한다. 개인 권리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절한 법안의 통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그러나 스카이의 음성이 의도적으로 요한슨의 목소리를 모방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오픈AI는 “스카이의 목소리는 스칼렛 요한슨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그녀만의 자연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다른 전문 배우의 목소리”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공유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오픈AI는 스카이를 포함해 챗봇의 5개 목소리는 “5개월에 걸친 캐스팅과 녹음 과정을 통해 선정됐다”며 “성우와 영화배우로부터 약 400개를 받아 이를 14개로 줄였고, 내부 팀이 최종 5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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