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을 진분홍으로 물들인건 털진달래일까 산철쭉일까
털진달래와 산철쭉 분포현황 첫 분석
고지대 식물현황·기후변화 추적 예정
매년 5~6월이면 한라산을 진분홍으로 물들이며 비경을 연출하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에 대한 분포현황이 처음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해발 1600m에 위치한 선작지왓 일대에 대한 정사영상 자료를 구축하고 분석해 털진달래와 산철쭉의 분포 현황을 파악했다고 21일 밝혔다. 한라산 고지대인 선작지왓의 털진달래와 산철쭉 분포 현황과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한라산 고지대인 윗세오름과 선작지왓, 방애오름 일대를 중심으로 약 110㏊에 걸쳐 정사영상 지도를 구축했다. 정사영상 지도는 항공, 인공위성, 드론 등으로 영상정보를 얻었을 때 발생하는 높이차, 기울어짐 등과 같은 지형에 의한 왜곡을 보정해 모든 물체를 수직으로 내려다보았을 때의 모습으로 변환한 정밀 고해상도 영상지도다. 비슷해 보이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의 구분의 가능하고 위치정보 등을 알 수 있다.
이번 분석 결과 선작지왓 일대 47.7㏊에는 털진달래 1만9508본(33.8%), 산철쭉 3만8246본(66.2%) 등 모두 5만7700여본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철쭉이 털진달래에 비해 약 2배 많이 분포하는 셈이다. 두 수종의 평균 개체수는 100㎡당 평균 12.1본으로 파악됐다.
털진달래는 불룩하게 솟아오른 암석이나 지형에 주로 식생하는 등 산철쭉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조한 토양에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듯 다른 ‘털진달래 vs 산철쭉’
산철쭉이 2배 더 많이 한라산에 분포
선작지왓 일대의 털진달래는 5월초 개화해 중순까지 이어진다. 산철쭉은 5월 중순 개화해 6월 중순까지 핀다.
제주도 한라산연구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화시기와 겉모습이 유사한 두 수종의 분포 현황과 생태적 차이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두 수종의 변천과정, 한라산의 식생변화를 정량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특히 털진달래와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관목에 대한 개체수 파악이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 고지대의 시로미, 눈향나무 등을 포함한 한라산 식물자원에 대한 분포와 변화과정 연구와 자료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익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한라산의 식생변화를 정량적으로 추적 연구할수 있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구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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