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려 달라니 굴려줘야죠” 입대 D-20인데, 휴가는 사양합니다…쿠바 좌완 이탈→21세 좌완 영건 등장, 이숭용은 웃는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5. 2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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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려 달라니, 굴려줄 생각입니다(웃음)."

5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시작 20분 전, SSG에 악재가 닥쳤다.

동산고 졸업 후 2022 2차 5라운드 42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이기순은 1군 통산 경기 수가 8경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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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려 달라니, 굴려줄 생각입니다(웃음).”

5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시작 20분 전, SSG에 악재가 닥쳤다. 바로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갑작스러운 왼쪽 옆구리 통증을 느낀 것. 트레이닝 파트에서 확인을 한 결과, 선발 등판이 불가했다. 직전 5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왼손 중지 손톱 손상으로 5회까지 던진 후 마운드에 내려갔던 엘리아스에게 닥친 또 한 번의 불운.

SSG 이기순. 사진=김재현 기자
이숭용 SSG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결국 SSG는 키움에 양해를 구하고 대체 선발을 투입했다. 엘리아스를 대신해 들어간 좌완 투수는 21세 영건 이기순. 4월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2.2이닝 1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4실점 패전) 이후 두 번째 선발 등판이다.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3.2이닝 1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 볼넷도 많았고, 또 승리 투수도 되지는 못했지만 팀의 시즌 첫 영봉승(3-0) 승에 밑거름이 되었다.

19일에 만났던 이숭용 감독은 17일 시리즈 첫 경기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이기순은 3-3으로 팽팽하던 5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준 후 곧바로 최민준과 교체됐다. 이 등판은 4월 30일 대전 한화전 이후 17일 만에 등판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사실 17일 3-3 동점 상황에서 기순이가 나갈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난 (최)민준이를 내자고 했고 배영수 투수코치와 송신영 수석코치는 기순이를 한 번 내자고 하더라. 3-3 동점에 열흘 넘게 던지지 못했고, 타이트하게 가다 보니 넣으면 안 될 거라 봤는데 그때 잠시나마 마운드에 오른 게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계속 대체 선발로 생각을 하다 보니 넣지 못했는데, 그때 잠시 마운드에 올라 조금이나마 감을 잡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SSG 이기순. 사진=김재현 기자
이기순은 아직 1군 경험이 많지 않다. 동산고 졸업 후 2022 2차 5라운드 42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이기순은 1군 통산 경기 수가 8경기뿐이다. 올 시즌이 되어서야 조금씩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있다. 6경기에 나왔다. 대체 선발로 두 번 나왔다. 퓨처스 무대에서는 통산 37경기 1승 5패 2홀드 평균자책 4.23을 기록 중이다.

지금의 시간이 소중한 이기순은 당분간은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오는 6월 10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일부 구단은 군 입대 전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기도 하지만, 이기순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감독님이 마지막까지 굴려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피력했다. 자진해서 휴가를 사양한 셈이다.

이숭용 감독은 “기순이가 언론을 통해 이야기를 했더라. 상무 가기 전까지 굴려달라고, 그래서 굴려줄 생각이다”라고 웃으며 “어려운 상황에서 너무나도 잘 던졌다. 지금 가지고 있는 걸 너무 좋게 본다. 전역 후 선발로서 한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고, 자신이 가진 걸 마음껏 보여준다면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기순의 호투는 2군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자극제가 될 수 있다.

SSG 이기순. 사진=김재현 기자
SSG 이기순. 사진=김재현 기자
이숭용 감독은 “본 게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고, 또 실제로 기대도 많이 됐던 선수들도 있다”라며 “2군에서 올라와 한 번에 잘 치고 잘 던지면 좋겠지만 1군이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2군을 평정하고 왔다고 하더라도 다르다. 그러면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잘 닦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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