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또 올랐대, 대출부터 털자"…가계빚 4분기 만에 감소

가계신용 잔액 추이/그래픽=이지혜

올해 1분기 가계빚이 2조5000억원 줄었다. 4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가계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일부 되살아나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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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 4분기 만에 감소 전환…가계대출·신용판매 사상 두번째 동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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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가계신용(대출+카드빚) 잔액은 188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2조5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14조4000억원) 이후 4분기 만에 감소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29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이용액 등 '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대표적인 가계부채 지표다.

세부적으로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2000억원 감소한 1767조원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4분기 만에 감소전환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12조6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와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에 따른 결과로 기타대출은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주담대는 지난 1분기 12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감소에도 정책모기지 취급과 주택거래 개선 등 영향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 17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주담대 증가폭은 4분기(+15조2000억원), 올해 1분기(+12조4000억원) 등 조금씩 둔화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결제된 카드이용액 등을 포함하는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보다 2조3000억원 줄어든 1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판매신용이 줄어든 건 지난해 2분기(-5000억원) 이후 3분기 만이다.

분기 기준 가계신용과 판매신용이 동반 감소한 건 이번이 두번째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1분기 가계신용이 감소하고 GDP(국내총생산)는 성장한 걸 감안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하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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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단계는 아냐…2분기 가계빚 다시 꿈틀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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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우리나라 가계빚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정책지원 대출 공급 축소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 신생아특례대출 같이 주택도시기금 재원에서 나가는 대출은 은행 가계대출에 포함이 안 되지만 기금이 소진될수록 은행 재원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대출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 연말로 갈수록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단 의미다.

서 팀장은 "1분기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 대출이 감소전환했다"며 "전체 주담대를 보면 정책지원대출 공급 축소 등 공급 측면에서 대출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리가 고점을 이미 찍었다는 인식 아래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날 조짐도 감지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3월 감소세로 전환한 지 1달 만에 다시 증가전환한 것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주담대가 전월대비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