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 떠나면 안된다" 호소한 폐암환우회장 별세

20여 년간 폐암으로 투병 후 지난 19일 별세

[서울=뉴시스]지난 19일 별세한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 (사진= 유튜브 ‘폐암 환우 TV’ 캡처) 2024.05.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민 인턴 기자 = "어떤 경우에도 의사들이 환자들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던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이 지난 19일 78세 나이로 별세했다.

2001년 위암 진단에 이어 2016년 폐암 4기 진단을 받아 20여 년간 암 환자로 투병했던 그는 올해 3월 경기도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마지막 치료를 받고 지난달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에 폐암환우회를 만든 이 회장은 지난 2월 폐암환우회 유튜브를 통해 "어떤 경우에도 의사들이 환자들을 떠나서는 안 된다"며 전공의 파업 사태에 대한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환자 목숨을 담보로 자신들 주장을 관철하려는 의료계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환자들은 지금도 의사들의 배려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2000명 증원을 고집하지 말고 유연한 태도로 의료계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지금 가장 고통받고 있는 환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암은 며칠 만에 병세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의료 파행 상황에서 수많은 암 환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8일 마지막으로 남긴 블로그 글에서 "깨어보니 사라졌다가 말 없이 홀로 돌아온 침대, 4인실 방에서 5번째이니 새로 맞는 아침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내일 퇴원해 스스로 판단을 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삶의 가냘픈 끈을 붙잡고는 하고 싶었던 일들을 이어가고 싶다"고 썼다.

빈소는 김포 아너스힐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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