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스톤골프 “누가 이겨도 잔치, 풍악을 울려라”

류시환 2024. 5.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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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소속 선수 1~3위 싹쓸이
박현경, 결승전에서 이예원 꺾고 투어 통산 5승 달성
박현경(오른쪽), 이예원이 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만났다. 사진_박태성
[류시환 마니아타임즈-골프이슈 기자] 잔칫날이랄까. 마치 우리나라 선수들이 올림픽 한 종목에서 금메달, 은메달을 놓고 결승전을, 아쉽게 결승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는 날 같았다. 금메달, 은메달은 확보요, 잘하면 동메달까지 싹쓸이할 상황이니 잔칫날과 다를 바가 없다.

19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개최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최종일이 그랬다. 결승에 오른 선수는 팀 브리지스톤골프 소속 박현경과 이예원이었다. 윤이나와 3~4위전을 치르는 이소영도 팀 브리지스톤골프 소속이다. 이소영이 승리한다면 1~3위 모두 팀 브리지스톤골프 소속 선수의 차지였다.

소속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석교상사 이민기 회장(가운데)이 대회장을 찾았다. 사진_박태성
상황이 이러하니 19일 대회장에 브리지스톤골프 용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석교상사 임직원이 총출동했다. 평소 소속 선수들과 유대관계가 남달랐던 회사 분위기로 봤을 때 당연한 일이었다. 브리지스톤골프의 로고 ‘B’가 새겨진 모자를 쓴 이민기 회장을 비롯한 석교상사 임직원은 결승 조, 3~4위 조를 따라다니며 응원을 이어갔다.

3~4위 전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이소영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4번 홀에서 5&4로 승리했다. 반면 뒤따라오던 결승 조는 달랐다. 어느 선수도 승리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갤러리로 응원하던 석교상사 일행의 표정은 화기애애했다. 어느 선수가 이겨도 좋을 일, 선의의 경쟁, 위로보다 축하가 앞서는 결과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덕분이었다.

박현경, 이예원의 맞붙은 결승전은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박현경이 빠르게 앞서나가며 손쉬운 승리를 낚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갑 벗을 때까지 알 수 없다”라는 골프 명언처럼 승부는 접전으로 바뀌었다.

결승전 초반은 박현경이 앞서나갔다. 사진_박태성
박현경은 1번 홀(파4)부터 버디를 잡으며 이예원에 1홀 차로 앞서갔다. 4번 홀(파4)에서 이예원의 두 번째 샷이 오른쪽 숲으로 날아가며 기권, 5번 홀(파4)에서 박현경이 버디를 잡으며 초반에 3홀 차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예원도 만만치 않았다. 7번 홀(파3),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1홀 차로 좁혔다. 그리고 13번 홀(파3)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후 15번 홀(파4)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분위기가 이예원에게 넘어간 상황. 긴장감 가득한 승부는 17번 홀(파4)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현경이 버디를 잡으며 이예원을 압박했다.

흥미진진한 대결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끝났다. 이예원은 티 샷을 페어웨이로 보냈지만 박현경은 오른쪽 러프에 볼이 빠졌다. 다행히 러프가 깊지 않았고, 오른쪽 앞 나무가 시야를 가리지 않았다. 박현경은 하이브리드로 페어웨이로 볼을 보내고 어프로치 샷을 홀 1.7m 지점에 붙였다. 이예원도 2.5m 버디 찬스를 만들었지만 퍼팅이 살짝 빗나갔다. 박현경은 차분하게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고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이예원이 박현경에게 축하를 건네고, 두 선수는 포옹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갤러리는 힘찬 박수를 보냈다.

경쟁보다 우정이 빛났던 박현경, 이예원 선수의 모습. 사진_박태성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에 감동과 환희를 부른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어떤 선수가 주인공이어도 좋을 각본이 쓰여있었다. 주인공이 이예원이었다면 2주 연속 우승, 박현경이라면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우승이었다. 결과는 박현경이 주인공이었다. 이예원과 투어 통산 5승 동률이라는 결실도 보기 좋았다.

조연인 브리지스톤골프와 파리게이츠에게도 행복한 드라마였다. 브리지스톤골프의 골프용품을 쓰는 두 선수였기에 큼직한 ‘B’가 새겨진 골프백이 TV 중계화면에 끊임없이 잡혔다. 박현경과 이예원은 파리게이츠 골프웨어 광고 모델이다. 자연스럽게 브리지스톤골프와 파리게이츠에 막대한 홍보 효과를 안겼다. 주인공 못지않은 조연으로 해피 엔딩 드라마를 완성한 두 회사이다.

소속 선수들의 선전 소식에 출동한 석교상사 임직원과 박현경 선수. 사진_박태성

한편 석교상사의 팀 브리지스톤골프 마케팅은 ‘가성비 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에 비해 계약 선수가 적은데 우승 횟수가 많다. 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부터 2023 KLPGA 투어 인기상 박현경, 3관왕 이예원 등이 주축 선수이다. 이들의 활약이 팀 브리지스톤골프의 위상을 높인다. 선수들이 더 좋은 기량을 갖추도록 가족의 마음으로 지원해 온 석교상사이기에 잔칫날을 맞은 표정이 어느 때보다 밝다.

*<마니아타임즈>와 <골프이슈>의 콘텐츠 제휴 기사입니다.

[류시환 마니아타임즈-골프이슈 기자 / soonsoo879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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