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장례비가 없어요"… 이주노동자 도운 아산 병원장 '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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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한 병원에서 필리핀 이주노동자에게 부친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큰돈을 건넸다 8개월 만에 돌려받은 의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산 현대병원에서 일하는 박현서 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급성 갑상샘 기능 항진 발작증으로 일주일간 입원한 필리핀 이주노동자 A 씨의 일화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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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한 병원에서 필리핀 이주노동자에게 부친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큰돈을 건넸다 8개월 만에 돌려받은 의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산 현대병원에서 일하는 박현서 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급성 갑상샘 기능 항진 발작증으로 일주일간 입원한 필리핀 이주노동자 A 씨의 일화를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A 씨는 건강을 되찾아 퇴원을 하루 앞둔 날 공연히 눈물을 글썽였다. 고국 필리핀에 있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한 집안의 가장인 A 씨는 한국에서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에 보탰다. 동생들은 아직 어렸고, 아버지는 암에 걸린 어머니를 간병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 들려와 A 씨는 눈앞이 캄캄했다.
A 씨는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해야 하는데 비행기표 살 돈이 없다"고 울먹였다.
박 원장은 "두말 없이 100만 원을 봉투에 담아 A 씨 손에 쥐어줬다"며 "비행기 여비도 쥐어주고 퇴원비도 돈 벌어 내라 하고 필리핀 보내주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전했다.
박 원장에게 다시 A 씨가 찾아온 건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서다. 대기 환자가 20명이 넘는 진료실 앞에서 어떤 젊은 외국인이 간호사와 실랑이하고 있었다.
박 원장은 "낯익은 얼굴이길래 1분만 얘기를 들어주자 했는데 (A 씨가) 두꺼운 봉투와 영문으로 된 편지를 살며시 내밀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더라"며 "고국의 어려운 가족에게 송금하면서 매달 한두 푼 모아서 이렇게 꼭 갚으려고 애를 쓴 걸 보니 더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 환자들이 '왜 저 사람 먼저 봐주냐'고 항의하는 바람에 커피 한잔 대접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A 씨가 건넨 편지에는 "돈을 갚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죄송하다. 선생님이 빌려주신 돈으로 아버지 장례를 치를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적혔다.
이어 "언제나 선생님을 위해 기도했다"며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늦게 돈을 갚아 죄송하다"고 써졌다.
박 원장은 "외국인 노동자들, 대부분 순수하고 정직하다"며 "단지 우리와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다고 무심코 차별하고 편견을 갖고 대한다면 A 씨 같은 외국인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100만 원의 돈보다 A 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한없이 기쁘다"고 글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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