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곡 악보 공유하고 직접 쳐주는 피아노맨… “유튜브로 청중에 다가갑니다”

이정우 기자 2024. 5. 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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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계정에 자신이 편곡한 악보를 공유하고, 직접 시범을 보이며 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피아니스트가 있다.

유튜브만큼 그리야즈노프의 음악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편곡이다.

그리야즈노프는 "'아다지에토'는 다른 악기 없이 현악기와 하프만 연주되는 유일한 교향곡 악장"이라며 "이것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에게도 제약을 주는 게 맞다는 생각에 왼손으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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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피아니스트 그리야즈노프
내일 첫 내한 리사이틀 연주
“이번 무대는 나만의 편곡투어”

유튜브 계정에 자신이 편곡한 악보를 공유하고, 직접 시범을 보이며 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피아니스트가 있다. 러시아 출신의 ‘친절한’ 피아니스트 뱌체슬라프 그리야즈노프(42·사진) 얘기다.

그리야즈노프는 22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첫 내한 독주회를 앞두고 진행된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유튜브는 어떤 아티스트든지 청중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게끔 하는 플랫폼”이라며 “완벽한 연주뿐 아니라 음악 작업을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하는 모습까지 허물없이 보여주면 음악가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에 올린 편곡 작품 연주 영상만으로 세계적인 음악 출판사 ‘쇼트 뮤직’과 출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튜브만큼 그리야즈노프의 음악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편곡이다. 지금까지 43곡을 편곡한 그는 “내게 편곡 작업은 피아니스트로서 레퍼토리를 다양화하고 교향악, 실내악 등 다른 형식의 곡들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무엇을 도전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리야즈노프는 이번 리사이틀에서도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제외하곤 전부 자신이 편곡한 작품을 연주한다. 그는 “저만의 피아노 편곡 투어”라며 “몬테베르디에서 라벨에 이르기까지 거의 3세기에 걸친 유럽 클래식 음악을 다룬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 ‘헤어질 결심’ 등 많은 영화에 인용됐던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를 편곡한 작품도 그중 하나다. 그리야즈노프는 “‘아다지에토’는 다른 악기 없이 현악기와 하프만 연주되는 유일한 교향곡 악장”이라며 “이것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에게도 제약을 주는 게 맞다는 생각에 왼손으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했다”고 설명했다. “관현악이나 실내악을 단순히 모사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피아노곡으로 작곡됐다는 인상을 주는 게 목표예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그리야즈노프는 고국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계속되는 데 대해 “러시아가 하는 일을 보면 정말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며 “러시아에 살고 있지 않은 나는 러시아 역사의 부끄러운 페이지에 대해 더 쉽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수많은 러시아인과 러시아 음악가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 목표는 늘 앞으로 나아가고, 한 지평선에 도달하면 다음 지평선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음악이란 언어로 이야기하고, 청중과 함께 공유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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