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할증에 단체실손 가입 못하는 기업들…시장 위축 현실로[실손보험 사각지대]

2024. 5. 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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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평균 나이인 40세 기준으로 인당 15만원이 넘는 견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단체보험은 직원 전체를 가입시키다 보니 한 명 한명 병원 이력을 모두 확인하고 가입시키기 어려운 구조"라며 "팔수록 손해 보는 기형적인 실손 보험 시장 구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직장인 단체보험 판매는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현실화 등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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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실손보험 손해율 300% 육박
높아진 보험료에 기업도 가입 꺼려
임신·출산비용 혜택 못 받는 근로자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A기업 인사팀 박씨는 사내 직원 복지 차원에서 단체 실손보험 제도를 도입을 검토하다 생각보다 높은 보험료에 놀랐다. 임직원 평균 나이인 40세 기준으로 인당 15만원이 넘는 견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직원 복지 확대 차원에서 검토했지만 높아진 비용 때문에 윗선에서 승인을 받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치아보험 등 정액보험과 함께 패키지로 가입하는 방식으로 단체 실손보험료를 낮추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보험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보험료 할증이 지속돼 기업들도 가입을 꺼리고, 높아진 손해율로 보험사도 가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탓이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도입하려던 기업들의 가입이 줄어들면서 근로자들은 단체실손보험에서만 주어지는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단체실손보험이란 회사가 직원과 직원의 가족들을 위해 복지 차원으로 들어주는 실손보험이다. 보험 기간은 통상 1년이다. 4세대 실손보험에 임신, 출산 비용 등 선택적으로 추가 보장이 가능하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보험료를 내주고, 가입 심사가 까다롭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오는 7월부터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가 도입된다면 단체실손보험 가입이 더 유리할 수 있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5대 손해보험사(DB, 메리츠, 삼성, KB, 현대)의 지난해 단체실손보험 경과 손해율을 보면, 현대해상이 267.6%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DB손해보험 179.8%, KB손해보험 149.3%, 메리츠화재 142.3%, 삼성화재 113.7%로 모두 100%를 훌쩍 넘겨 심각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발생 손해액이 보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100%를 초과하면 실손보험을 팔아서 보험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높아진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보험료를 8.4% 올렸고, 현대해상도 5.9% 인상했다. 팔수록 손해보는 기형적인 실손보험 시장 구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보험료 인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 축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손해율이 가장 높은 현대해상은 2022년 2789건에서 2023년 911건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2209건에서 1673건, DB손해보험 2108건에서 2059건, KB손해보험 1221건에서 1118건으로 축소됐다.

이렇다 보니 재계약 시 높아진 보험료에 계약을 포기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과 보장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업들이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보험 비용이 적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보험료 인상 타격이 더 크다.

직장인 단체 실손의 손해율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개인 실손의 손해율을 크게 웃돈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회사에서 내주는 보험이다 보니 치료를 장기적으로 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것이다. 보험사가 이들을 인수 심사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단체보험은 직원 전체를 가입시키다 보니 한 명 한명 병원 이력을 모두 확인하고 가입시키기 어려운 구조”라며 “팔수록 손해 보는 기형적인 실손 보험 시장 구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직장인 단체보험 판매는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현실화 등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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