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수장 전격 교체…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

이해인 기자 2024. 5. 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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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전영현 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한다고 밝혔다. 기존 경계현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사를 단행하며“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신임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임 DS부문장에 위촉된 전영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한 반도체 전문가로 2014년부터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았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옮겨 5년간 삼성SDI 대표를 역임하다 올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돼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

이번 인사에 따라 지난 2022년부터 3년 5개월 간 반도체 수장 자리를 맡아왔던 경계현 사장은 전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 사장은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다 2022년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일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15년 만의 최악의 실적을 낸 삼성 반도체 사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시절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선 이후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압도해 왔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며 최악의 실적을 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IT 수요 회복이 더딘 탓도 있었지만 D램 반도체 신기술인 HBM 같은 차세대 시장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HBM은 D램 여러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메모리로 AI 연산에 필수적이다. 가격은 일반 D램보다 몇 배 비싸지만, 수익성은 월등히 높아 영업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신 등은 “삼성에 D램은 오랫동안 최대 수익원이었고 독주 체제를 구축하며 고수익을 구가했지만, 이제 2위(SK하이닉스)에 바짝 쫓기고 있다”며 “고객이 요구하는 D램 사양이 바뀌는 가운데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 뼈아픈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메모리반도체 2위인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초기단계에서부터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의 고성능 제품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핵심 고객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5세대인 HBM3E도 엔비디아에 양산을 시작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샘플링 통과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현 사장은 올초 주주총회와 사내 간담회 등에서 “우리가 AI 초기 시장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HBM 부문에서) 경쟁사가 삼성을 이겼다”고 인정하며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올해 들어 HBM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차세대인 HBM3E 12단, HBM4 개발 로드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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