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총선전략 세운 文 정무수석…“與 이조심판론, 웃음만 나와” [금배지 원정대]
한병도 민주당 전북 익산을 당선인
4·10 총선 전략기획위원장 맹활약
“지방소멸은 현실…돈 써야 해결돼
지방재정 더 늘리고 사업 독려해야”
행안위원장 맡으면 지역살리기 총력
“영수회담 던지면 野가 준비, 황당”
“행정안전위회가 지방소멸 대응 주무 부서기 때문에 꼭 위원장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과 희망이 있습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 현장을 가보면 소멸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북 익산을에서 3선에 성공한 한병도 의원은 여야간의 원구성을 앞두고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행안위원장에 도전하고 싶은 의욕을 내비친 것이다.
한 의원은 “면 단위를 가보면 폐가도 많다”며 “지방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어본 지도 오래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수도권에 인구가 몰려 국회의원 의석수가 늘고 자연스레 예산도 몰아주고 하다 보면 지방은 자기 색깔도 없이 소멸한다”라며 “국토적 측면에서도 안 좋은 일이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중앙 재정과 지방재정의 비중이 지금도 7대 3이다”라며 “지방으로 재정을 더 이관해서 자체적으로 특색과 색깔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전라북도 익산갑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서 조직상황실장으로 참여한 후 문재인의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정무수석을 거친 후 21대 국회로 복귀한 그는 이번 4.10 총선에서는 전략기획위원장으로 민주당의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한병도 의원에게 총선 승리를 예상했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당에서 다양한 분석을 진행했는데 자체 예상치와 거의 비슷하게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여당의 선거전략에 대해 그는 “저쪽(야당)은 전략을 정말 잘못 세웠다”며 “제가 깜짝 놀라고 또 속으로 웃었던 대목은 갑자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들고 나와 야당 지도자들을 심판하겠다고 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예산과 행정 권력 등 쓸 수 있는 카드 많아 국민의 아픈 곳을 보듬어주고 미래와 희망을 구체화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여당 대표는 맨날 마이크 잡고 여당 대표 욕만 하니 이게 당의 전략인지 한동훈 비대위원장만의 생각인지 궁금했다”라며 당시 소회를 전했다.
한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할 당시 행정안전부와 같이 협력해 업무를 진행했다”라며 자신의 전문성을 내세웠다. 그는 “그때 최초로 17개 시도를 다 돌며 각 지사 시장님을 만났다”라며 “지역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청와대에서 토론을 진행했고 결국 지방의 모든 주요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이뤄냈다”고 자랑했다.
한 의원은 또한 “제가 21대 국회에서 행안위 간사를 맡을 때에 국회 상임위 중에서 법안 통과를 가장 많이 했다”라며 “관련 업무를 이미 충분히 경험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가 발의한 법안 1, 2, 3호가 다 국가균형발전법, 인구감소 지역 지원 특별법, 고향사랑기부금 법 등 전부 다 지역 관련 법안이다”라며 “행안위가 지방소멸 대응 주무 부서기 때문에 꼭 위원장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과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지방정책 관련 윤 정권의 새만금 관련 정부의 예산 삭감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절제가 필요하다”라며 “현 정부는 너무 아마추어 같은 면이 있다”고 평했다. 한 의원은 지난 9월 새만금 관련 예산 삭감을 규탄하기 위해 세종시 기재부 앞에서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기획재정부 심의 단계에서도 문제가 없었던 사안을 두고 갑자기 78%의 예산을 삭감하면 투자를 고려하던 민간 기업의 투자 의지도 꺾일 수 있어서 걱정”이라며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전라북도에 떠넘기려는 것으로밖에는 판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책적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대통령 측에서 내부 논의를 해 의제가 선정되면 야당의 실무진과 만나 협의해서 준비한 의제 중 가능한 항목을 추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영수회담을 준비하고 배석한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얘기를 들어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단 와서 다 해보라는 식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저쪽에서 뭐 하자는데 없으니 거꾸로 야당이 의제를 준비해 가는 영수회담이 됐다”라며 “너무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많이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21대 의원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일을 묻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민주당이 재집권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3년이 남았으니 저번 대선을 반면교사 삼아 차곡차곡 노력하고 있다”라며 ”다시는 후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정무수석도 해봤고 원내 수석부대표와 전략기획위원장도 해봤으니 다양한 경험을 살려서 정권 재탈환을 위해 어떤 역할이든 충실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최근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일화를 전해오기도 했다. 그는 “2주 전에 청와대 문 전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 중 시간이 되는 당선인 십여명이 함께 인사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에 입성한 이들 중 문재인 대통령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당선인은 총 2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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