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고발' 백은종 9시간 조사…"인사청탁 관련 진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20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20일 약 9시간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이뤄진 첫 김 여사 관련자 조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오후 2시 백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명품백 의혹을 취재하고 고발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백 대표는 명품가방 전달 과정을 촬영한 30분 분량의 영상 원본과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2022년 6월 김 여사에게 제3자에 대한 인사를 청탁하는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 일부 증거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대표는 이날 밤 10시40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청탁한 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직위를 청탁했는지를 포함해 진술했다"며 "검사들이 다른 증거를 제출하면 수사가 빨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저희가 신뢰할 수는 없어 지켜보고 추가 증거를 내겠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제출 시점은 김 여사 소환과 대질조사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대표 측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인사를 청탁한 인물에 대해서는 "상당한 유력 인사"라면서도 "파장을 생각해 아직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이날 출석을 앞두고 대검찰청에 윤 대ㅗㅇ령 부부를 추가 고발해다. 백 대표는 고발장에 2022년 6월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180만원 상당 샤넬 화장품을 직접 받았다면서 구매 영수증을 첨부했다. 또 최 목사가 같은 달 대통령 부부가 살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소재 경호실과 경비실을 통해 40만원 상당의 듀어스 위스키를 전달했고 김 여사가 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같은 해 9월 명품가방을 전달하면서 장면을 몰래 촬영했고, 백 대표는 영상을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검찰은 21일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위스키와 함께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는 책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주장하는 아크로비스타 주민 권성희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또 최 목사와 백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 조사와 증거 분석 등을 마친 뒤 김 여사 조사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전망이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