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마자 “당장 팔아치워”…車도 사람도 ‘또라이’ 욕먹더니, 이젠 아이돌 [최기성의 허브車]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5. 2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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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성+미래지향성, 시너지
더 착해졌지만 더 독해졌다
보조금 100%, 5200만원대
돌아이→아이돌, 반전 미니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시체스]
“예쁜데 성질이 참~”

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는 귀엽고 예쁘지만 불편한 수입차의 대명사다.

디자인에 반해 샀다가 노면상태를 그대로 알려주는 승차감과 좁은 공간에 불편이 극에 달해 당장 팔아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는 운전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반면 통통 튀는 매력과 작은 로켓 같은 고-카트(Go-Kart) 질주 성능에 반해 ‘프로 불편’을 감수하는 마니아들도 많다.

“예쁘다고 그 돈 주고 사다니, 너 돌았니”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차도 운전자도 ‘또라이’(돌+아이) 소리를 듣지만 화를 내는 대신 오히려 좋아한다. 돌아이 맞다.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시체스]
귀엽고 예쁘지만 독기를 가득 품은 ‘팜 파탈’(femme fatale) 미니가 달라졌다. 조용하고 정숙한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효과다. 돌아이가 예쁘고 상냥한 전기차 아이돌로 거듭났다.

미니 브랜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시체스에서 뉴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 공개행사를 열었다.

순수전기차로 등장한 4세대 뉴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는 기존 미니와는 같지만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1959년 세계 최고의 미니카(mini car)를 목표로 첫 선을 보인 미니가 65년만에 정통성과 미래지향성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창출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불편 때문에 미니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줬지만, 통통 튀는 매력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미니 마니아들을 위해 고카트 성능에도 공들였다.

더 편해졌지만 더 다이내믹해지고, 더 착해졌지만 더 독해진 이율배반이다.

스테파니 부어스트 미니 총괄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기구동 시스템과 미니 만의 순수한 디자인을 갖춘 뉴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는 전통적인 미니의 유전자(DNA)와 미래지향적인 혁신 기술을 결합한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운전자들은 배출가스 없이 미니 특유의 운전 즐거움을 더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는 순간 ‘美친 카리스마’ 발산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시체스]
뉴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는 2014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완전 전기화 브랜드로 전환하는 MINI 브랜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미니멀리즘을 반영한 디자인과 비약적인 혁신을 이룬 디지털 경험, 더욱 길어진 주행거리, 브랜드 고유의 고카트 필링 등을 갖췄다. 미니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순수전기차다.

올리버하일머 미니 디자인총괄은 “MINI 역사에서 영감을 끌어내 미니의 DNA를 정의하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개발했다”며 “강렬하고 독특한 개성, 브랜드 본질에 직관적으로 초점을 맞춘 명백하고 축소된 디자인 언어로 ‘카스리마 있는 간결함’을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올뉴 일렉트릭 미니 라인업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시체스]
뉴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는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한눈에 미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신 짧은 오버행과 보닛, 긴 휠베이스, 커다란 휠로 기존 모델보다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클래식한 외모를 완성했다.

산뜻한 빛을 발산하는 원형 LED 헤드램프,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 클래식한 사이드 스커틀 삭제 등으로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매력을 살렸다.

기존 육각형 그릴을 대체한 팔각형 그릴, 크롬을 대신한 바이브런트 실버 컬러, 휠아치의 검정색 패널 삭제 등으로 강렬한 존재감도 강조했다.

리어 램프는 ‘고향’ 영국의 국기 유니언잭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만 국기를 절반씩 나눠 좌우 양쪽으로 배치한 뒤 검정색 스트립으로 이었다. 차체가 더 넓어 보여 안정감이 넘치면서도 스포티해 보인다.

미니이니까 미니멀리즘은 운명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실내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시체스]
실내는 기존 미니와 마찬가지로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여기에 디지털 편의성까지 결합했다.

문을 열면 따스하고 아늑한 기분이 든다.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만든 직물을 대시보드에 적용해서다. 어두운 곳에서는 측면 앰비언라이트가 켜진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삼성 디스플레이와 협업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았다. 화질이 선명하고 깨끗하며 반응성도 우수하다.

중앙 원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실내 공조 제어,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최신 미니 오퍼레이팅 시스템9 운영체제를 탑재해 티맵 기반의 한국형 내비게이션, 게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서드파티 앱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디스플레이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시체스]
공간은 미니(mini)에서 벗어났다. 앞좌석 공간은 기존 모델보다 넉넉해졌다. 암레스트를 운전석에 장착해 센터콘솔 공간 활용성도 향상됐다.

적재용 액세서리는 트렁크 바닥 아래 수납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200리터다.

6대4 비율로 구성된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800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3세대 미니 전기차는 731리터였다.

뒷좌석의 경우 성인이 타기에는 여전히 불편하지만 기존 모델보다는 좀 더 넓어졌다.

클래식 미니의 헤리티지를 반영한 아이코닉 미니 토글 바, 직물 스트랩을 적용한 3-스포크 스포츠 스티어링 휠 등으로 미니멀리즘 매력도 강화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표준 국제시험 방식(WLTP) 기준으로 402km다. 유럽보다 엄격한 국내에서는 320km 정도 인증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세대 미니 전기차는 159km를 주행했다. 2배 이상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 출시되는 일렉트릭 미니 쿠퍼 SE 모델은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0Nm, 제로백(시속 0→100km 도달시간) 6.7초다.

전기차도 재미없으면 미니 아냐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사진출처=미니]
올뉴 일렉트릭 미니는 쓸데없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없앴다. 자동 주차 기능을 지원하는 파킹어시스턴트, 선택사양인 파킹어시스턴트 플러스를 활용하면 주차가 더 쉬워진다.

차체가 작아 공간이 좁은 주차장이나 골목길에서도 불안감을 주지 않는다. 초음파 센서 12개와 서라운드뷰 카메라 4개로 주차 공간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측면 공간이 좁을 때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간편히 주차할 수 있다.

일상 주행 때는 전기차답게 편안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고-카트 성향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소폭 늘어난 윤거와 휠베이스는 뛰어난 주행 다이내믹스의 기반이 된다. 경쾌한 핸들링을 위해 조율된 서스펜션과 댐핑시스템도 장착했다.

올뉴 일렉트릭 미니 쿠퍼 [사진출처=미니]
미니 특유의 정밀한 조향감각, 강력한 브레이크, 하부에 설치된 고전압 배터리로 낮아진 무게중심 등으로 주행 안정감도 우수하다.

코너링 때 차체 반응성, 조향 정밀도와 정확성도 향상됐다. 스포티한 주행경험을 위한 스트럿 브레이스도 장착됐다.

그린 모드에서는 편안하고 안락하며 조용하게 움직인다. 미니답지 않다. 고-카트 모드를 선택하면 레이싱카로 변신한다.

운전자 성향이나 도로 상황에 따라 미니인 듯 미니 아닌 미니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현대차, 기아, 벤츠, BMW, 테슬라 등에 기 죽지 않고 존재감을 잃지 않으며 ‘뻔 대신 펀(FUN)’을 외쳤던 미니답다.

한 자리에 모인 기존 미니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시체스]
미니는 4세대로 거듭나면서 펀을 위해 포기했던 편(편리함)도 제대로 챙겼다. 이름값, 얼굴값 제대로 하게 생겼다.

국내 출시 트림은 클래식(Classic)과 페이버드(Favoured) 2가지다. 예상 가격은 트림에 따라 5200만~5700만원선이다. 클래식 트림은 전기차 보조금 100% 기준인 5500만원 미만을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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