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소만 (小滿)

최고나 기자 2024. 5.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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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빈 것도 같게, 조금 넘을 것도 같게" 나희덕 시인의 시 '소만(小滿)' 중 일부다.

시의 내용처럼 여름이 아직 안 온 것도 같으면서, 이미 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뜻으로 신록이 일기 시작한다는 입하(立夏)와 보리 수확 시기인 망종(芒種) 사이에 드는 절기다.

나희덕의 시에선 소만이 지나면 넘치는 것은 어둠 뿐,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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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나 디지털뉴스4팀장

"조금 빈 것도 같게, 조금 넘을 것도 같게" 나희덕 시인의 시 '소만(小滿)' 중 일부다.

지난 20일은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인 소만이었다. 시의 내용처럼 여름이 아직 안 온 것도 같으면서, 이미 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침은 제법 쌀쌀하면서도 낮에는 무덥다. 이래저래 헷갈리는 시기다.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뜻으로 신록이 일기 시작한다는 입하(立夏)와 보리 수확 시기인 망종(芒種) 사이에 드는 절기다. 대개 5월 21일(양력) 전후다. 예부터 이 무렵이면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 이삭이 누렇게 익는다고 하여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라 불렸다. 본격적으로 여름 기분이 나며 식물이 성장하는 때라고도 한다.

지난해 여름은 충청에 유난히 가혹한 계절이었다. 2023년 7월, 충청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충남 공주·청양에서도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을 낳았다. 이외에도 전례 없는 대홍수로 크고 작은 몸살을 앓은 충청의 여름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도 많은 비가 예상된다. 특히 대기 불안정 및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6월부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기온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7-8월에는 3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수일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예보에 정부도 대응 태세를 각별히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올 봄 댐 유역 강수량이 평년 대비 40% 늘었다"며 "하절기 홍수 대책 실행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전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특히 올해는 지하차도에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각 기관이 책임지고 관리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희덕의 시에선 소만이 지나면 넘치는 것은 어둠 뿐,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시가 노래하듯 올해 여름은 '초록'이 무성하여 더할 나위 없이 싱그러운 계절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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