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미련 버렸다” 9억 입단→1승 6패 ERA 6.45 부진→타자 전향…156km 파이어볼러, 발 빠른 유격수로 다시 태어나나
“투수 미련은 버린 것 같다.”
이제 투수 장재영이 아닌 타자 장재영이다.
키움은 지난 19일 장재영의 타자 전향 소식을 전했다. 키움은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팔꿈치 부상 치료를 논의하기 위해 장재영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포지션 전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장재영은 KBO리그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덕수고 출신으로 KBO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2위 9억원을 받고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신인 1차 지명 안우진의 6억원 보다 3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2006년 KIA타이거즈 신인 한기주가 받은 1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188cm, 92kg의 우수한 신체조건과 함께 시속 150km 이상의 속구가 가장 큰 무기로 꼽혔다. 덕수고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시속 150km 이상의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고, 안정적인 투구 메커니즘과 밸런스를 바탕으로 속구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스필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투수로서 쉽게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제구가 불안했다. 2021시즌 19경기 1패 평균자책 9.17, 2022시즌 14경기 7.71, 2023시즌 23경기 1승 5패 평균자책 5.53에 그쳤다. 1군 통산 56경기 1승 6패 평균자책 6.45, 초라한 기록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본인이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4년 동안 어떤 성과를 내려고 고심을 거듭했는데 제구 때문에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다쳐본 팔꿈치 부상이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본인 의사도 있었고 솔직히 제구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팔꿈치 부상 진단을 받고 나서 수술 이야기까지 나오니 본인도 어느 정도 투수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타자 장재영이 어색한 건 아니다. 장재영은 고교 시절 투타 모두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 타자로서는 졸업반 시즌에는 18경기 타율 0.353 18안타 3홈런 2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희망하는 포지션은 유격수. 키움은 “장재영은 구단과 면담 과정에서 유격수 도전 의지를 밝혔고, 구단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다만 팀의 미래와 선수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단이 제안한 중견수 훈련도 함께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장재영의 성장 과정을 봐왔다. 굉장히 빠르다고 들었다. 일단은 팔꿈치 상태 때문에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이다. 또 송구 훈련을 제외하고 받는 훈련부터 단계별로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타자로서 잠재력을 뽐냈던 선수지만, 프로에서는 아직 보여준 게 없다. 지난 시즌 시범경기 2경기 4타석에 들어섰으나 볼넷 1개를 얻는데 그쳤다.
홍원기 감독도 “아마추어 때 잘했던 선수라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프로 4년차에 바꾸기 때문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봐야 한다. 가능성이 있고 2군에서 좋은 보고가 올라오면 어떤 식으로든지 1군에 올라올 수도 있다. 그러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2군에서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한다. 아직 어떻게 될지 장담은 하지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156km 파이어볼러가 더 이상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건 아쉽기만 하다.
장재영은 2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두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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