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막혀도, 결제 막혀도… 다 뚫어낸 K직구족

신지인 기자 2024. 5. 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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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본사가 결제창에 한국 주소 못 넣게하면 직구 대행업체 주소로 물건 받아
韓 카드 막으면 美 페이팔로 결제
그래픽=양인성·김성규

몰테일, 아이포터, 지니집….

미국과 일본, 독일에 있는 의류와 가전제품, 식료품을 파는 해외 직구 전문 대행업체다. 흥미로운 것은 주 고객이 한국의 해외 직구족이란 점이다. 이 몰들은 해외에서 파는 물건들을 한국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제와 배송까지 대행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 등은 한국으로 정식 수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구족이 등장하면 수출이 어려워져 사실상 ‘영업 방해’라며 반발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을 상대로 홈페이지에서 결제를 못 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구매를 막기도 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이런 반발에 직구족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회 통로를 뚫어냈다. 폴로 랄프로렌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가 홈페이지 결제창에 한국 주소를 입력하지 못하게 하자, 직구족들은 현지에 있는 직구 대행업체의 주소를 빌려 국내로 물건을 배송받았다. 또 이후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으로는 구매할 수 없도록 막자 미국의 결제 시스템인 페이팔(Paypal)을 이용하는 식으로 응수했다. 또 VPN(가상사설망)을 이용해 현지 IP처럼 우회 접속하거나, 로그인을 하지 않고 비회원으로 구매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렇게 직구가 가로막힐 때마다 한국 소비자들이 뚫고 또 뚫는 이유는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직구 물건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한국에 입점한 유명 브랜드는 자국보다 할인 행사도 적게 할 뿐더러 유통 마진도 더 크게 남긴다. 해외 직구 대행 업체에 비싼 수수료를 낸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싼 것이다.

직구족이 늘자 자국민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오던 해외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도 한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미국 아마존과 아이허브 등이다. 최근에는 개인이 해외 직구대행업 사업자 등록을 하고 소규모로 직구 제품을 파는 한국인들도 늘었다. 이렇게 직구 업체가 급격하게 늘자 2022년 관세청은 해외구매대행업체의 등록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직구가 활발해지자 국내 물류 업체도 덩달아 진화했다. 한진, CJ대한통운 등은 직구 물품 당일 배송에 심지어 일요배송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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