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미국에 직접 투자 계속 늘리는데…손익계산서는?
"한국 기업 미 경제 기여도 커…통상압력 지렛대 삼아야"
미국이 첨단 제조 시설을 자국 내 적극 유치한 영향 등으로 한국의 해외직접투자(O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산업계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대미 수출·투자 증가가 지속될 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칩스법·IRA영향…반도체,이차전지 투자 집중
미국에 대한 투자는 주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에 집중됐는데 메모리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에서의 대미 투자비중은 99%, 70%에 이르렀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한 투자 규모를 기존의 170억달러(약 23조5천억원)에서 2030년까지 약 450억달러(약 62조3천억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 7천만달러(약 5조 2천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으로의 대규모 진출은 미국이 반도체과학법(Chips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첨단 제조 시설을 미국 내에 적극 유치한 결과다. 미국의 통상 정책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향후에도 반도체·이차전지 제조시설에 대한 대미투자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 투자는 곧 수출에도 영향을 주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대미 해외직접투자가 10% 늘어나면 대미 수출이 0.20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중간재의 수출 유발 효과 때문인데,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같이 늘어나는 걸 의미한다.
한국 기업의 투자 증대는 미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1년 기준 미국 내 한국 기업의 자산규모 대비 미국 경제성장(GDP)에 대한 기여도는 100달러당 10.1달러로 전체 외국계 기업 평균(100 달러당 6.8달러)을 상회했다.
한국 기업의 고용 창출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었지만 '양보다 질'이라는 말이 통한다. 2021년 기준 미국진출 한국기업의 근로자 1인당 연간급여는 10만 4천달러(1억 4123만원) 로 전체 평균 8만7천 달러(1억 1814만원)를 상회한다. 이는 한국 기업이 고부가 산업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의미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를 미국의 통상 압력 완화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수출 증가 효과 지속될까?
생산 비용 수준도 높아 한국 대기업이 직접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이 동반 진출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중국 베트남 등으로는 중소기업 투자비중이 40%이상을 차지했지만 미국으로는 그 비중이 20%를 하회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대미 진출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분야에 집중돼 이들 분야의 국내투자 둔화·인재 유출 리스크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투자보다 해외 투자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면서 "우리도 첨단산업 분야에 있어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미국이나 일본에 뒤쳐지지 않는 지원이 필요하다. 세계 경제가 보호주의로 가는 흐름 속에서, 우리도 지원을 확대하고 전략사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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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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