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원전포럼] "i-SMR 개발 2028년까지 끝내겠다"

김현우 2024. 5. 2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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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90여 종의 SMR 개발 중
전문가들 국내서 개발 중인 i-SMR과 MSR에 주목
원전 발주자 없이도 원전 만들 수 있게 규제 개선해야
20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4 미래형 원전포럼 ‘차세대원자로와 경북의 미래’에서 '기후위기와 미래형 원전'을 주제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무환 전 포스텍 총장, 김정은 삼성물산 상무, 강홍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상무, 김용수 한수원 SMR사업실장, 김규태 동국대 미래에너지기술연구원장. 경주 왕태석 선임기자

20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미래형 원전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원전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한 차세대 원전으로 소형모듈형원전(SMR)이 개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강연에선 SMR의 세계적 흐름과 국내 상황을 먼저 짚었다. 정범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SMR은 전 세계적으로 90여 종이 개발 중인데 미국 뉴스케일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우리나라는 2012년에 세계 최초로 SMR 설계 인증을 받았지만 초기 모델이어서 대형 원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탓에 지금은 현 기준에 맞는 혁신형 소형모듈형원전(i-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지금보다 원전이 2, 3배로 늘어나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며 “원전 중 SMR은 건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안전성도 뛰어나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년 안에 세계 3위 내 SMR 개발 목표"

이어진 특별강연에서 전문가들은 SMR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i-SMR과 용융염원자로(MSR)에 주목했다. i-SMR은 초기 SMR에 사물인터넷(loT)과 디지털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안전성과 효율성이 강화된 모델을 말한다.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은 “지금부터 10년 안에 세계 3위 안에 드는 SMR을 만들자는 목표하에 개발 중인 것이 i-SMR”이라며 “i-SMR은 2028년까진 개발을 끝내고 2034년에는 첫 제작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국 중 예정된 기간 안에 계획된 자금으로 준공을 마무리하는 기술을 갖춘 유일한 국가”라면서 “우리나라가 i-SMR을 개발해 세계에 내놓는다면 지금 개발 중인 90여 종의 SMR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R과 관련해서도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원전은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물질에 따라 경수로(물), 중수로(중수소) 등으로 나뉜다. MSR은 SMR의 한 종류로 열을 식힐 때 녹은 소금을 사용하는 모델을 말한다. 이동형 원자력연구원 MSR 기술개발사업단장은 “MSR은 1950~60년대 미국에서 실험적인 형태로 처음 등장했는데 원전은 고체연료를 쓰기에 핵폐기물이 나오는 반면, MSR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기에 이런 위험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미국 테라파워와 영국 코어파워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MSR을 컨테이너 선박에 적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해양수산부에서 향후 4년간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SMR 파운드리 기업 목표

마지막으로 '기후위기와 미래형 원전'을 주제로 열린 종합토론에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SMR의 필요성과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SMR 사업을 선도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김정은 삼성물산 상무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기존의 화석연료 연소를 줄여야 하는데 그만큼을 채우기 위해 차세대 원전인 SMR이 중요한 것”이라며 “삼성물산은 대형원전의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SMR 기술 협력사들과 협업 구조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홍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상무는 “SMR이 사업성을 가지려면 컨베이어 벨트에서 기성품 찍어내듯이 만드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경쟁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발주자가 있어야 원전을 만들 수 있도록 돼 있는 규제의 개선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상무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세계에서 주문을 받아 SMR을 생산하는 ‘SMR 파운드리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국내 원전업체들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MR을 '스마트시티'에 묶어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종합 솔루션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전략도 제시됐다. 김용수 한국수력원자력 SMR 사업실장은 “SMR과 재생에너지, 여기에 스마트시티를 묶어서 해외로 수출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김규태 동국대 WISE 캠퍼스 미래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결국 국내 SMR 사업의 경쟁력은 경제성과 기술성,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며 “민간 주도의 SMR 사업추진 체계 구축과 국제적 인지도를 위한 홍보 전략 수립 등도 뒤따라야 한다”고 첨언했다.

경주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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