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사로잡은 한류… “韓기업 취업해 꿈 펼칠 것”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충령 TV조선 기자 2024. 5. 21. 00: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후 열린 K팝·K푸드 경연… 우즈베크 곳곳에서 참가자들 몰려

“유튜브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한국인 친구들도 인정한 맛입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K푸드 경연 대회’에서 본선에 오른 율리다씨가 능숙한 솜씨로 춘천식 닭갈비 양념장을 만들었다. 양념장에 버무린 닭고기를 채소와 함께 볶자, 행사장엔 매콤하고 고소한 향이 퍼졌다.

이날 행사는 통일문화연구원(이사장 라종억)이 주축이 되어 올해 처음 개최한 ‘한-우즈벡 문화 페스티벌’의 일환. 중앙아시아 고려인 정주 87주년 및 한·우즈베키스탄 수교 32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그간 위축된 한·우즈벡 교류 기회가 확대되며 현지에서 K팝, K푸드 등 한류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김충령 기자지난 17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1회 ‘한-우즈벡 문화 페스티벌’에서 K-푸드 경연 참가자들이 춘천식 닭갈비 요리를 만들고 있다.

이어 열린 K팝 경연 대회에선 우즈베키스탄 곳곳에서 올라온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역동적인 ‘칼군무’에 박수가 쏟아졌다. 남성 5인조 그룹으로 제일 먼저 무대에 오른 사일레스씨는 “3년 넘게 K팝 연습을 해왔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무대에 오를 기회가 열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형 비빔밥 나눔 체험 행사에는 고려인 2~3세가 500명 넘게 참석했다. 초대형 가마솥에서 500인분의 밥을 함께 비빈 뒤, 나눠 먹었다. 우즈베키스탄인 모델들이 다양한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오른 전통 의상 쇼도 열렸다.

한류 열기는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16일 ‘타슈켄트1 세종학당’에선 조선일보와 통일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통일과나눔 아카데미’ 1‧2기 수료식이 열렸다. 2014년부터 시작된 통일과나눔 아카데미는 처음엔 탈북민과 해외 동포 청년들을 위한 한국어 심화 교육과 통일 문화 교육을 진행했는데, 최근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현지인들의 수료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타슈켄트1 세종학당에선 연간 600여 명이 한국어 과정을 이수한다. 지난해에는 이 중 한국어 능력이 우수한 50명에게 통일과나눔 아카데미 참가 기회가 처음으로 주어졌다. 한국어 전공 대학생 가운데 4급 이상 자격 취득자들로, 아카데미에선 한국의 역사와 문화, 통일 교육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허선행 세종학당장은 “고려인보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인들 사이에서 더 인기”라며 “한국을 깊이 있게 배워, 한국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이들의 꿈”이라고 했다. 아카데미 수료자 고프로바 사보한씨는 “한국으로 유학 가는 것이 꿈이고, 한국에 가서 꿈을 펼칠 회사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령 기자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1세종학당에서 열린 통일과나눔 아카데미 현판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구자관 삼구아이애씨 회장, 국장현 주우즈베키스탄한국대사 대리, 이승훈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주용중 TV조선 사장,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위정환 MBN 총괄상무이사, 허선행 세종학당장.

통일문화연구원은 현재 문화와 역사 위주인 프로그램을 3기부턴 IT 등 기술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진행해 맞춤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 이를 위해 수학 교육도 도입할 예정이다. 라종억 이사장은 “단순히 언어나 문화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교육의 근간이 되는 한국식 수학 교육을 도입할 것”이라며 “고급 인력을 양성해 한국이 인력 부족을 겪는 분야에 이들이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장학재단(이사장 장혜선)은 통일과나눔 아카데미 등에 써달라며 타슈켄트1세종학당 측에 1억원을 기부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