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욱의 과학 오디세이] [56] 지능의 폭발
지난 13일에 공개된 오픈AI사의 챗GPT-4o는 텍스트만이 아니라 음성과 이미지로 대화할 수 있으며, 반응 속도도 무척 빨라졌다. 사용자들은 챗GPT-4o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로맨스 SF 영화 ‘그녀(Her)’에 나오는 인공지능 서맨사와 흡사하다고 평한다. ‘그녀’는 외롭게 사는 주인공 테오가 음성 대화를 나누는 서맨사와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지는 과정을 로맨틱하면서도 씁쓸하게 그려서 화제가 됐다.
챗GPT-4o를 출시하면서 오픈AI사는 자신의 목표인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범용인공지능은 보통 사람 정도의 지능과 역량을 가진 인공지능을 말한다. 대화, 계산, 정보처리, 번역, 집필, 코딩, 예술 작업 등을 사람처럼 할 수 있기에, 만능 비서로 두기에 딱 적절한 인공지능이다.
사람은 배우고 훈련해서 자기 능력을 향상한다. 사람과 비슷한 범용인공지능도 같은 능력을 갖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배우는 속도는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알파고는 16만개의 기보와 3000만번의 대국을 익히는 데 수개월이 걸렸고,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알파고 제로는 490만번의 대국을 익히는 데 3일 걸렸다. 사람이 수백 년이 걸려도 하기 힘든 일을 3일 만에 한 것이다.
인공지능의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지능의 폭발’이라 한다. 어떤 이들은 범용인공지능이 순식간에 배움을 거듭해서 초지능(superintelligence)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심각히 우려한다. 이 진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를 사람이 인지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초지능이 탄생하면 인류는 지구에서 가장 지능이 높은 종의 자리를 넘겨줘야 하며, 어쩌면 그의 처분만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2025년 말에 범용인공지능이 만들어진다고 했고, 인공지능 연구자인 게리 마커스가 이를 터무니없다며 반박하면서 백만 달러 내기를 제안했다. 어느 쪽이 이기든, 미래가 점점 더 깊은 불확실성의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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