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비굴도 거만도 없다”...대만 라이칭더 시대 개막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2024. 5. 2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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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서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을 것(不卑不亢)이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대만의 자존감을 높이면서도 중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험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아직 대만 무력 침공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권을 포기한다 해도 대만을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의 각종 위협을 맞아 우리는 국가 수호의 결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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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

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거행된 취임식 행사에서 취임 연설을 하던 도중 손을 흔들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중국에 대해서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을 것(不卑不亢)이다.”

대만 제16대 총통 ‘라이칭더 시대’가 개막했다. 20일(현지시간) 오전 총통부 강당과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은 조촐하지만 들뜬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양성과 포용,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세계 속에 ‘대만의 존재감’을 과시한 민주화 축제로 치러졌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대만의 자존감을 높이면서도 중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친미(親美)이자 대만독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이지만 취임사에서는 ‘독립’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화·교류에 나설 것”과 중국과의 ‘현상 유지’를 강조했다.

취임 연설에서 그는 “양안의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식 준비가 한창인 광장
‘네 가지 견지’란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원칙을 말한다.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주권 침범·병탄 불허, 중화민국 대만의 앞날을 영원히 견지한다는 네 원칙이다.

그러나 ‘대중(對中) 강경론’도 확실히 했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험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아직 대만 무력 침공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권을 포기한다 해도 대만을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의 각종 위협을 맞아 우리는 국가 수호의 결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의 군사·안보 압박에 밀리지 않겠다는 결기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날 중국은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일단 독립을 기치로 내건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시진핑 주석 3기에도 라이 총통이 원하는 ‘현상유지’가 가능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라이칭더 시대에 양안 관계와 미중 갈등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경 명예기자 김진호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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