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사랑해 준 팬들에 선물… 잘하는 록 보여주고 싶었죠”

이복진 2024. 5. 2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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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1집 ‘더 로커’로 컴백 김경호
7년 만에 정규앨범 발표 이례적 행보
타이틀곡 ‘다시, 플라이’ 등 10곡 수록
데뷔 첫 포토카드 제작하고 팬사인회
선·후배와 부른 ‘포 2000 에이디’ 눈길
6월 22일 서울 시작으로 전국 콘서트
“백발 휘날릴때까지 열심히 노래할 것”
“신곡 ‘더 로커(THE ROCKER)’는 제가 (록을) 제일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많이 한 게 공연이며, 가장 많이 바라본 게 공연장에 온 관객이기 때문에, 그런 입장과 시점에서 곡을 썼어요. 반면 ‘워밍업(WARMING UP)’은 무명시절을 겪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떠오는 것을 담은 노래로,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로커 김경호(53·사진)가 20일 정규 11집 ‘더 로커(THE ROCKER)’를 발매했다. 2017년에 발표한 정규 10집에 이어 7년 만의 정규 앨범 발표다. 정규 앨범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요즘, 특히 록 가수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지난 13일 세계일보에서 만난 김경호는 “가수 데뷔 3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고, 싱글 앨범만 꾸준히 발표하는 등 생존을 신고하듯이 의무적으로 노래를 내놓기 싫었다”고 말했다.

“싱글 앨범으로 몇 개 발표하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앨범에 집중하기보다 가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유지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더욱이 이번 앨범은 가수 데뷔 30주년에 내는 앨범이기도 해서 신경을 쓰고 싶었지요. 하지만 또 굳이 30주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30주년을 크게 다루지 않고 ‘미니 앨범’ 정도로 기념하려고 했던 김경호는 소속사 대표의 끊임없는 권유와 회유에 결국 정규 앨범으로 변경했다.

“‘30년 동안 사랑해 준 팬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라는 대표의 말에 가수 데뷔 후 처음으로 포토카드도 제작하고 다음달 6일에는 팬사인회를 진행합니다. 자필로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는 등 ‘아이돌 가수들이 하는 것’은 다 할 겁니다. 그래서 팬사인회를 3시간 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어렵게 나온 앨범인 만큼 수록곡은 “짱짱”하다. 앨범에는 신곡 7곡과 리메이크곡 3곡까지 총 10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다시, 플라이(FLY)’로 고(故) 신해철의 밴드 넥스트(N.EX.T) 멤버 김동혁이 작곡했다. 김경호는 “노래 시작부터 마음에 들었다”며 “어쿠스틱 기타 멜로디로 시작해 갈수록 힘을 갖는 곡의 진행과 가사를 통해 우울하지 않고 괜찮을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김경호의 전매특허인 무리하지 않으면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멜로디와 목소리가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경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색다른 시도보다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면서 젊은 세대 청중을 끌어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3일에 선공개한 ‘포 2000 에이디(For 2000 Ad)(ver. 2024)’는 김경호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담은 곡이다. 4집(1999) 실렸던 ‘포 2000 에이디’를 김종서, 윤도현, 박완규, 정홍일, 윤성기, 곽동현 등 동료 선후배 가수들과 함께 불렀다.

가장 ‘김경호다운 모습’이 가득한 앨범이지만, 그러면서 가장 ‘김경호답지 않은’ 노래도 있다. 김종서가 작사 작곡한 ‘지나간다’다. 해당 노래에선 김경호의 트레이트 마크인 힘차게 쭉쭉 뻗어나가는 고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5집 수록곡 ‘아스파라거스’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그것보다 더 잔잔하고 고요하다.

“앨범을 기획할 때 제일 먼저 종서형한테 작곡을 부탁했는데, 제일 늦게 곡이 완성됐어요. 그렇게 나온 곡이 ‘지나간다’인데, 완전히 서정적인 발라드라서 처음에는 이상했죠. 거기다 종서형이 가이드 녹음을 해서 줬는데, 곡이 매가리(기운)가 없어서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종서형이 녹음할 때 ‘벼랑 끝에 선 40대, 50대 남성이 무덤덤하게 부르듯이 해 달라’라고 요청했고, 나중에 노래를 들어보니까 ‘이 몽환적인 느낌은 뭐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어요.”

그렇게 이상했던, 어색했던 ‘지나간다’이지만 김경호는 “막상 노래를 부르고 몇 번 듣다 보니 너무 괜찮았고, 지금 나에게 맞는 곡이었다”며 “타이틀곡으로 최종 후보까지 올랐을 정도”라고 곡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호는 이번 앨범 발매와 더불어 30주년 전국 투어도 다음달부터 진행한다. 6월22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 7월13일 창원 KBS홀, 9월7일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 12월7일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광주, 고양, 부산, 대구, 대전, 인천, 천안 등에서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30주년을 한결같이 성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면서, 60주년이 되고 백발을 휘날리더라도 열심히 노래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통해 얼굴도 자주 비칠게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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