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목표는 경제적 자립이어야 한다 [왜냐면]

한겨레 2024. 5. 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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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녀 진로로 고민이 많은 50대 어머니들이 필자에게 특강을 요청했다.

필자는 보통 다른 진로·진학 전문가와 의견이 다르기에 대학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대학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기에,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학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로·진학 교육은 '한 개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제적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개인이 고등교육을 받는 동안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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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의 모습. 연합뉴스

배상기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

얼마 전 자녀 진로로 고민이 많은 50대 어머니들이 필자에게 특강을 요청했다. 필자는 보통 다른 진로·진학 전문가와 의견이 다르기에 대학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어머니가 물었다. “그래도 대학에 가야 하지 않나요?” 필자가 물었다. “지금 어머니께서 고민하는 것은 학벌인가요? 경제적인 면인가요?” 어머니들은 대답했다. “경제적 능력이요.” 필자는 답했다. “그렇다면 돈을 잘 버는 것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필자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쉽게 말해 돈을 벌어 경제적으로 자립할 능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꿈과 비전도 좋지만,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경제 능력이 있을 때 꿈을 실현할 힘과 비전을 추구할 힘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생계 문제를 해결하면서 꿈을 꾸고 비전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솔직히 현실적인 문제는 개인의 꿈과 비전을 앗아갈 수 있고, 그 이상의 것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의 19~39살 청년 중 54만명이 고립·은둔 청년이다. 이들이 고립·은둔 청년이 된 주요 이유는 취업 실패(24.2%)와 대인관계(23.5%)였다. 이들의 학력은 대부분 대학교 졸업(75.4%)과 대학원 졸업(5.6%)이었다. 2022년 12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도 비슷한 결과였다. 고립·은둔 청년이 된 가장 큰 원인은 ‘실직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어서’(45.5%)였고, 다음으로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40.9%)과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어려움’(40.3%)이었다.

고립·은둔을 선택한 청년들이 꿈과 비전을 못 가진 것이 아니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것들을 포기하고 고립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오면서 일할 기회를 못 찾으면 좌절하면서 고립의 길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경제적으로 빈곤하게 되고, 새로운 기회가 와도 도전을 두려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측면에서 20대에는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120살 시대다. 그때까지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미 평생직장과 평생직업의 개념은 사라지고 ‘엔(N)잡러’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개인 능력에 따라 직업도 여러 개 가질 수 있고, 대학이라는 ‘간판’보다는 실질적인 ‘업무 능력’이 중요해진 시대다. 그 능력은 대단한 학벌을 통해서만 갖는 것이 아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 4년제 대학 졸업자가 갈 수 있는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중간 관리자나 현장 전문가 등 전문대학 졸업자를 원하는 일자리는 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떻게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대학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기에,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학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로·진학 교육은 ‘한 개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제적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개인이 고등교육을 받는 동안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4년 우리는 평생 배우고 돈을 벌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고 전공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학은 개인이 살아가는 동안 생존 능력을 키우는 교육 기관이다. 대학에서 생존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대학에 진학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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