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이재명 만나 "우리 198석 때 다 챙겨줘… 여야 협력해야"

이재명 대표 예방한 황우여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하며 "여야가 다시 한번 형제로 만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환담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과거 18대 국회 시절 각각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과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원내대표를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협력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황 위원장은 "당시 우리 당이 198석이고 김 원내대표가 이끄는 당이 89석이었다는데, 우리는 매일 만나 김 원내대표의 바라는 바를 놓치지 않고 다 챙겨드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비대위원장 활동) 기간이 짧을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이번 총선에서 표출한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해 여당이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어 "원래 여당이 무엇인가를 하자고 하고,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할 정도로 견제하고, (여당이) 야당이 제시하는 것을 일부 받고 조정해 진전을 이뤄내는 게 통상적인 여야 모습"이라며 "안타깝게도 지금은 야당이 무엇인가를 하면 여당이 막는 양상이라, 가끔 '우리가 여당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인천 연수구에서 4선을 한 황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을 지역구로 둔 이 대표에게 "주민등록이 같은 이웃사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만남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전망되는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황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황 위원장은 진우스님에게 국민의힘 수도권 조직이 와해했다며 "재창당 수준의 몸부림을 쳐야 국민이 당으로 인정할 것 같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한 황우여 비대위원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