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노예로 사는 고독한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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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처럼 어두운 색조의 그림 속엔 표정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있다.
남녀노소를 구분하기 힘든 익명성이 강조된 인물들은 한데 뒤엉켜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내 그림 속에는 아이도 어른도 모두 시계를 차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숙명적으로 유한한 시간을 갖고 있는 시간 낭비자"라고 말했다.
작가는 "7년을 기자로 일하다 화가가 되려고 했지만 가족에게 시간 낭비라는 말을 들었다. 시간에 맞서는 인물 그림에는 내 개인사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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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프로젝트서 개인전
잿빛처럼 어두운 색조의 그림 속엔 표정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있다. 남녀노소를 구분하기 힘든 익명성이 강조된 인물들은 한데 뒤엉켜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이들의 손목에는 죄다 시곗바늘이 없는 시계가 채워져 있다. 시간의 노예로 '고독한 거인'처럼 사는 현대인을 묘사한 캔버스다.
러시아 브랸스크 출신으로 6년 전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이주한 작가 액스 미스유타(40)의 아시아 첫 개인전 '정점의 직전(Best Before)'이 서울 사간동 페레스프로젝트에서 오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무채색에 가까운 색상이 인상적인 거대한 회화 신작 12점과 조각 10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내 그림 속에는 아이도 어른도 모두 시계를 차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숙명적으로 유한한 시간을 갖고 있는 시간 낭비자"라고 말했다.
미스유타는 대학에서 문학·언론학을 전공하고 지역신문 기자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의 화가다. 조각 같은 풍성한 양감의 인물을 독창적 화풍으로 그리는 것도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 가능한 자유로움으로 보인다. 기자 출신답게 사회적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는 메시지를 그림 속에 담아낸다. 작가는 "7년을 기자로 일하다 화가가 되려고 했지만 가족에게 시간 낭비라는 말을 들었다. 시간에 맞서는 인물 그림에는 내 개인사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미스유타는 자기 경험과 타인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사전 계획 없이 캔버스에 바로 작업한다. 어두운 색의 물감으로 첫 번째 레이어를 올린 후 무의식에 흐름을 맡기는 오토마티즘에 가까운 기법을 쓴다. 직관과 즉흥성은 감정을 담는 도구가 된다.
결혼식과 장례식을 그리기도 하고 춤추는 군중, 슬픔에 잠겨 쓰러진 인물도 화폭에 담겨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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