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는 어떻게 ‘EPL 언터처블’이 됐나

박효재 기자 2024. 5. 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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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20일 리그 최종전 웨스트햄과의 홈 경기 승리로 리그 4연패를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맨체스터|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가 역사상 최초로 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맨시티는 시즌 막판 뒷심 발휘,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주는 선수들의 활약으로 EPL에서 어느 팀도 범접할 수 없는 팀이 됐다.

맨시티는 20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EPL 최종전 웨스트햄과의 홈 경기에서 3-1 완승을 했다. 28승 7무 3패로 승점 91점을 쌓아 같은 날 열린 에버턴전에서 승리한 아스널에 승점 2점이 앞서 EPL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 역사상 최고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앞서 맨유는 퍼거슨 사령탑 체제에서 1999~2001년, 2007~2009년 두 차례 두 시즌 연속 우승을 거둔 게 최고 기록이다. 1992년 EPL 출범 전으로 따져도 허더즈필드(1924~1926년), 아스널(1933~1935년), 리버풀(1982~1984년)의 3연패가 최고다.

맨시티는 직전 7시즌 중 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2019~2020시즌 위르겐 클롭 사령탑 체제 리버풀에 우승을 내줬던 것을 제외하면 모두 선두 경쟁에서 이겼다. 시즌 막판에 더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2018~2019시즌에는 선두 경쟁팀 리버풀을 두 번이나 잡고, 시즌 최종전에서 브라이튼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1점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2021~2022시즌 최종전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는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종료 14분을 남겨두고 3-2 역전을 만들며 리버풀에 또 승점 1점 차 역전 우승을 일궜다. BBC는 전임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와 마누엘 펠레그리니가 각각 2011~2012년, 2013~2014시즌 선보인 패턴을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일상으로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과르디올라 사령탑 체제에서 맨시티는 시즌 막판에 선수들의 체력이 더욱 올라올 수 있도록 체력 훈련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단 대부분은 각국 대표팀 선수들로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유로) 등 국제대회에 자주 차출된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도 병행하는 일이 많은 만큼 철저한 체력 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선수들 컨디션 관리를 빈틈없이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3월 카일 워커, 존 스톤스, 네이선 아케 등 주축 선수들이 A매치 기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다쳐 돌아오자 한동안 훈련 시간을 5~10분 정도로 최소화하고 회복에 전념하도록 하는 등 융통성을 발휘했다.

시즌 도중 주포 엘링 홀란, 플레이메이커 케빈 더브라위너가 장기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시즌 막판 다시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맹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들이 없는 동안에는 20대 신성 필 포든이 플레이메이커와 골잡이 역할을 다 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포든은 EPL에서 19골 8도움, 공식전 기준 27골 1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선수들도 있다. 이번 시즌 새로 팀에 합류한 크로아티아 대표팀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은 왼쪽 사이드백으로 전향해 득점 본능까지 과시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백업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는 리그 우승의 분수령이 될 경기로 꼽혔던 직전 라운드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교체 투입됐고, 손흥민과 일대일 상황에서 선방했다. 팀의 2-0 승리를 지키며 우승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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