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넘어 생활까지 파고든 ‘모임통장’, 커플·부부 필수템 된 이유
‘모임통장’이 모임을 넘어 일상생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모임통장을 본래 용도인 ‘회비 관리’가 아닌 커플·부부 등 경제 공동체의 ‘생활비 관리’ 용도로 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나섰다. 모임통장은 낮은 금리로도 자금과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어 인터넷은행의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20일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년간 모임통장의 사용성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34%가 2인 구성 모임으로 이들의 81%는 생활비·데이트 비용 지출을 위해 모임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모임통장 4개 중 1개꼴로 커플·부부의 공동 지출 관리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의미다. 토스뱅크 역시 지난해 말 모임통장 이용자 중 약 50%가 커플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임원의 거래내역과 거래금액 등이 투명하게 공유되는 모임통장의 기능이 친목 모임의 회비 관리뿐 아니라 생활비 관리에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이 같은 수요에 부응해 모임통장의 생활비 관련 기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토스뱅크의 모임통장은 그해 8월 커플·부부 지출 관리에 특화된 커플통장 서비스가 추가됐다. 지난 연말부터는 자동납부와 자동이체 기능이 더해져, 모임원 각자가 별도로 관리하던 공과금도 모임통장으로 옮겨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지난달에는 모임비 사용처를 식비·카페·마트 등 22개 카테고리로 나눠 세분화된 지출 관리가 가능하게끔 했다.
2018년 12월 출시해 만 5년 만에 1000만 고객을 넘긴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지난해 1월부터 생활비 관리 기능이 추가됐다. 모임원이 한 달 목표 생활비를 설정하면 예산 대비 지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비 관리 기능을 사용한 모임통장들의 월 목표 생활비는 평균 116만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사용금액은 60만원이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따르면 커플·부부 모임통장은 일반 모임통장에 비해 월평균 결제 건수가 6배, 결제금액이 3배 가량 높아 더 자주,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케이뱅크 모임통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세운다. 모임원들의 저축을 유도하는 모임비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저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우대금리가 더해져 연 최대 10%까지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모임통장에 이처럼 ‘진심’인 이유는 큰 이자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치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모임통장 이용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저원가성 예금(은행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예금) 비중은 56.8%로, 은행권 평균(39.2%)을 훌쩍 상회했다. 모임통장 잔액이 직전 분기 대비 1조8000억원(33%)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은 4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출시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여전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신규 고객의 약 42%가 모임통장을 통해 유입됐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도 과거 중단했던 모임통장 서비스를 재출시하며 경쟁에 발을 담그는 모양새다. 지난해 출시된 국민은행 ‘KB국민총무서비스’, 하나은행 ‘모임통장 서비스’를 활용하면 기존 입출금 통장을 모임통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모임통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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