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부릉"…hy, 배달앱 시동 걸었다

김지우 2024. 5.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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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배달앱 '노크' 시범운영
'무료배달·낮은 수수료' 앞세워
경쟁력 위한 '차별화·투자'는 숙제
/ 그래픽=비즈워치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배달앱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4월 배달대행사 메쉬코리아(현 부릉)를 인수한 후 첫 행보다. 무료배달 등으로 배달앱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만큼 후발주자인 hy가 배달앱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무료배달에 입점업체 대상 낮은 수수료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당한 비용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배달앱 시장 두드린다

업계 등에 따르면 hy는 배달앱 '노크(Knowk)'를 오는 6월 론칭할 예정이다. hy에 따르면 노크는 주문고객에게 '무조건 무료배달'을 제공한다. 거리, 날씨, 주문금액 제한도 없다. 입점업체들은 중개수수료 건당 5.8%에 2500원을 부담하면 된다. 

hy 노크 홍보포스터 / 사진=자영업자 커뮤니티 캡처

더불어 노크는 최대거리 3㎞ 고정 요금제를 운영하고, 사장님 직접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 음식점주가 고정비, 가입비, 광고비 등을 부담하지 않는다. hy는 '사장님은 음식만 준비해주세요. 매장 홍보는 hy 노크가 책임집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노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배달앱 론칭은 hy가 지향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전환 과정 중 하나다. 앞서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21년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기존 유제품을 넘어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취지였다.

hy는 2020년 자사몰을 '프레딧'으로 개편하고 상품을 확장했다. 타사 위탁상품도 운영하면서 현재 음료 외에 밀키트, 생활용품 등을 판매 중이다.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상품을 배송하는 식이다. 전국 1만10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를 기반으로 '물류 사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hy 관계자는 "노크는 오는 6월부터 서울 강서구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합물류기업' 꿈 시동

hy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배달대행사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를 800억원에 인수하면서다. '종합유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작년 6월에는 메쉬코리아의 사명을 '부릉'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행보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hy가 메쉬코리아의 적자만 떠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hy는 이번 노크 론칭을 통해 부릉와의 시너지 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hy관계자는 "해당 앱은 단순배달앱이 아닌 로컬(지역) 기반 플랫폼"이라며 "노크의 배송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시범운영 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hy 에치와이 연간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서는 hy가 지난해 메쉬코리아를 인수하자 풀필먼트, 퀵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넓힐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적자에 시달리던 부릉이 지난해 풀필먼트센터를 정리하면서 hy와 부릉과의 시너지는 어려워진 것으로 봤다. 실제로 hy는 지난해까지 부릉에 949억원을 투자했지만 부릉은 10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hy가 노크를 론칭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hy가 지난해 부릉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 결국 배달앱 노크를 론칭하기 위한 투자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내 '메기' 될까

hy 노크가 내건 '무료배달' 정책은 현재 배달업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쿠팡이츠가 쿠팡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에 나서면서 배달의민족은 배달원이 여러 집을 한번에 배달하는 '알뜰배달'(묶음배달)을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이어 지방 5대 광역시와 세종특별차치시까지 확대했다. 요기요는 무료배달에 더해 포장 시 '7%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hy 노크 론칭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앱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관건은 hy 노크가 다른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 hy 노크가 빼든 카드는 낮은 중개수수료다. hy노크는 입점업체들에게 '건당 중개수수료 5.8%에 배달비 2500원' 조건을 제시했다. 쿠팡이츠의 경우 앱에 와우 혜택을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표시되기 위해선 건당 중개수수료 9.8%의 '스마트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배민의 '배민1플러스'와 요기요의 중개수수료는 각각 6.8%, 12.5%다.

/ 그래픽=비즈워치

여기에 hy 노크의 경우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점에서 배달라이더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배달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이는 음식점주가 주문 건당 배달비 2500원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배민도 '가게 배달' 상품에 가입한 경우 가게가 직접배달할 수 있다. 하지만 배민에서 소비자가 무료배달되는 알뜰배달을 이용하려면 해당 점포가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있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와 음식점주 모두를 겨냥한 차별화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에도 낮은 수수료 등을 적용한 공공 배달앱 등이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쟁력 있는 배달앱 구축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지난해 hy는 2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사용자를 어떻게 확보해 점유율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음식점주를 유치하면서도 기존 배달앱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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